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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살 신입사원, '人生도서관'에 입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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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씩 규칙적인 칼근무, 활력 되찾았죠"
분당 청솔 6단지에서는 김종수씨를 비롯한 많은 3기 LH 실버사원들이 활약하고 있다.

분당 청솔 6단지에서는 김종수씨를 비롯한 많은 3기 LH 실버사원들이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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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산수유가 단지 앞 화단에 화사한 분당 정자동 청솔6단지, 들어서자마자 단지청소로 분주한 초록색 조끼의 어르신들이 보인다.

산뜻한 레드컬러의 점퍼와 청바지 차림, 젊은이 못지않은 패션 감각의 김종수(62)씨는 지난 3월 4일부터 LH 실버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밝은 옷차림만큼 환한 표정으로 인사하는 김씨는 요즘 매일이 즐겁다며 먼저 인사를 건넨다.
"요즘 날이 풀리면서 단지내 업무가 늘어 바쁘지만 더 재미있어요. 실버사원들이 근무를 시작하면서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8시에 출근하자마자 단지 청소를 시작합니다. 청소를 의무라고 생각하면 힘들어요. 하지만 달라진 단지를 보고 인사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보람으로 생각하니 재밌습니다."

3월 들어서며 단지 내 구석구석 쌓인 눈이 녹으면서 부쩍 많아진 쓰레기와 오물들이 실버사원 근무가 시작되면서부터 말끔하게 정리돼 단지환경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단지 관리소 직원들의 칭찬도 자자하다.

김씨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긍지와 보람을 중요하게 여긴다. 전에는 대기업 해외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남미에서 중장비를 수출하는 일을 하던 그다. 중장비 수출을 통해 건설관련 일자리를 창출해 남미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보람을 가지고 근무했다. 그리고 현지 봉사활동으로 우리나라와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의미있는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을 가졌다.
퇴직 후 새로 시작한 LH 실버사원도 김씨에게는 보람있는 일이다. 입사 전부터 국민에게 좋은 일을 하는 회사라는 생각에 늘 관심있게 지켜보며 실버사원 채용공고를 손꼽아 기다렸다고 한다. 실버사원으로 근무하면서 내손으로 가꾼 아파트 단지, 내가 방문한 곳의 입주민들이 더 밝아지고 불편이 해소되는 것을 볼 수 있어 기대 이상으로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종수씨와 동료들이 맡은 업무는 단지 청소, 시설물 점검, 입주자 실태조사, 입주민 돌보미 서비스 등이다. 시니어의 체력과 건강에 맞는 4시간의 규칙적인 업무가 활기찬 생활을 하게 해주어 가족들이 더 반긴다. 또한 입주민들을 만나면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바도 크다고 한다.

"몸이 불편하신 입주민을 도와드리는 돌보미 서비스를 하면서 만난 80대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어요. 지난 겨울 눈길에 다리를 다치셔서 방문했는데 다치시기 전에는 본인도 고령이신데 독거노인들과 장애인들에게 도시락 배달하는 봉사를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그걸 못해 답답하다며 빨리 나아서 다시 재미있게 봉사하고 싶다는 말씀에 내가 맡은 일이 이웃들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인데 더 열심히 살아야지 하고 느꼈어요."

감사와 배려가 넘치는 김씨는 동료 실버사원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늘 상대방의 장점을 먼저 칭찬하고 무엇이든 물어보면 척척 해결 해주어 동료들은 '김박사'라 부른다. 김종수씨는 팀원 자랑도 넘쳐났다.

실버사원 최고 미인 두 분과 든든한 형님과 아우까지 있는 우리 팀이 제일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다른 동료들을 위해 먼저 온 팀원이 항상 따뜻한 차를 준비해주는 것이 고마워 '큰형님'이 점심을 한 턱 쏘기도 하는 등 6단지 팀원들의 즐거운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저희가 3기 실버사원입니다. 3번이나 계속 실버사원을 채용 하는 것은 실버세대 채용이 의미 있다는 LH의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다른 회사에서도 많이 이런 정책을 펴고 또 실버세대들도 일할 능력과 건강을 사회를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일할 곳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오늘도 청솔 6단지 주민들과 인사하는 김종수씨의 얼굴은 그 어떤 청년들보다 밝고 맑게 빛났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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