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에도 투자자들은 베팅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개성공단으로 가는 길이 끊어졌다. 극적인 반전이 있기 전까지는 남북화해와 경제협력의 상징이던 개성공단은 속절없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북한이 출입을 막으면서 개성공단에 입주한 123개업체들은 매일 14억원을 손해보고 있다. 지난해 개성공단의 연간생산액은 5360억원이었다.
개성공단에 대한 투자만 1조원이다. 철도를 깔고, 각종 기반시설을 구축하는데 4000억원이 들었다. 공장을 짓는데 든 비용은 5600억원이었다. 남북 긴장관계가 장기화된다면 금강산 관광처럼 투자금액을 모두 날려야 한다.
이런 우려 때문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4월 들어 급락세를 보였다. 조업중단으로 인한 피해액과 투자금액 손실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결과였다.
개성공단 입주 상장사의 대표주자인 로만손은 지난 2일 1만원에 마감됐던 주가가 4일 장중 9090원까지 빠졌다. 신원도 4일에만 장중 7% 이상 급락하는 등 대북 리스크로 매물이 쏟아졌다. 좋은사람들도 같은 패턴이었다.
하지만 남북관계 긴장 국면이 장기화되는 것과 달리 개성공단 입주사들에 대한 시장의 외면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로만손 등은 9일부터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청와대가 대화를 먼저 제의한 후 열린 12일 장에서는 동반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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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북한 리스크가 불거지기 직전인 2일 주가보다 더 오른 상태가 됐다. 로만손은 1만250원으로 2일보다 2.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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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2일 가격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근접한 가격까지 올랐다. 청와대의 대화제의에 아직 북한이 어떤 화답도 하지 않았지만 시장은 미리 축포를 터뜨린 셈이다.
전문가들이 앞다퉈 "이번 사태는 증시의 변수가 되지 못했던 이전 긴장관계때와 달리 리스크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투자자들은 이번에도 일회성 해프닝으로 치부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지 않는 것을 국내투자자들은 이제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대한 투자의 경우, 수차례 위기를 통해 주가에 그 리스크들이 이미 반영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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