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키프로스 디폴트도 배제할 수 없어
키프로스는 러시아 차관 등 새로운 재원 마련방안 검토
100억유로(약 14조3708억원) 구제금융 조건으로 키프로스 은행 예금자들에게 58억유로 손실을 떠안으라는 요구에 대해 키프로스가 공식 거부한 것이다. 최악의 경우 키프로스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키프로스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키프로스 민주당의 마리오스 카로이안 대표는 구제금융 조건을 "키프로스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비윤리적이며 유럽연합(EU)의 근간을 해치는 것"이라며 "유로존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노골적인 공갈협박"이라고 강조했다.
구제금융안에 대해 거부한 키프로스는 새로운 재원 조달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AFP통신은 새 방안으로 국채를 더 발행하거나 키프로스 은행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러시아의 신규 차관 도입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칼리스 사리스 키프로스 재무장관은 러시아에 금융 지원을 요구하기 위해 이날 러시아로 향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키프로스 은행에 대한 긴급 자금 지원을 당장 중단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긴급 유동성을 영원히 지원해줄 수는 없다며 지불 능력이 있는 은행에만 지원할 방침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의회 앞에서는 시민 500여명이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석한 한 시민은 NYT에 "독일이 다시 나치주의와 결탁하고 있다"며 "이번에 독일은 총 대신 돈을 갖고 돌아왔다"고 맹비난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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