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 판매 이후 그려볼 수 있는 가상의 풍속도다. 인터넷에선 이 상황이 그럴듯하게 포장돼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사실 재형저축(재산형성저축)은 추억을 파는 금융상품이다. 1970~1980년대, 재형저축은 신입사원들은 꼭 가입해야 하는 필수 재테크 상품이었다. 당시 재형저축은 연 10% 기본 금리에 국가와 회사에서 주는 장려금을 합쳐 총 14~16%의 높은 금리를 제공했다. 비과세 혜택까지 합치면 연 20%의 수익이 보장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8년 만에 부활된 지금의 재형저축을 과거의 그것과 비교해선 곤란하다고 말한다.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한 달에 100만원씩 꼬박 7년을 저축할 수 있는 연 소득 5000만원 이하 직장인은 많지 않다. 불입금을 좀 낮춰 매월 50만원씩 납입한다고 가정하면 4.6% 금리 상품일 경우 7년 후에 4874만6705원(세후 기준)을 받는다. 그러나 4.5% 상품에 가입했을 때는 4860만37원이다. 14만원 차이다. 3년 이후부터는 변동금리가 적용돼 3%후반~4%초반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수령액은 더욱 적어질 수 있다.
높은 금리를 받으려면 가입기간 7년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재형저축에 가입한 지 3년 이내에 중도해지하면 가입자들이 받을 수 있는 금리는 1~2% 수준에 그친다. 사실상 이자 소득 없이 원금만 보장되는 셈이다. 4년째부터 중도해지 이율은 4%초반대로, 여타 금융상품과 큰 차이가 없다.
재형저축에는 단리가 적용된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오히려 금리는 좀 더 낮더라도 새마을금고나 신협 등 1년 만기 적금에 가입한 후 이를 매년 갱신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새마을금고나 신협도 1인당 3000만원까지는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고 농어촌특별세 1.4%만 과세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중에 출시된 재형저축 상품이라 예전과 같은 장점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재형저축은 목돈을 모으는 수단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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