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선박수주 6억5400만달러 줄어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일본 조선회사들이 엔화 약세를 틈타 선박 수주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회사들이 일본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세계 1위 선박건조 국가(수출액 기준)라는 지위를 중국에 내 준 데 이어 엔화 약세로 무장한 일본까지 추격, 자칫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감마저 나오고 있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한 일본 조선소들은 2월에도 1억5400만달러 규모의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2월 기준 일본 조선사의 시장점유율은 11%. 전월 5%대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이 한달 새 껑충 뛰었다.
한국의 수주물량이 급감한 반면 일본 수주물량은 늘어난 셈이다.
일본 조선소들은 엔화 약세라는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벌크선 등 건화물 선박 수주에 적극 나선 결과라는 게 조선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1월 IHI마린유나이티드와 유니버설조선의 합병으로 탄생한 재팬마린유나이티드가 일본의 시장점유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들어서만 6척의 벌크선을 수주하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쓰이조선, 오시마조선 등 주요 조선사들도 중소형 핸디막스 벌크선을 비롯해 캄사르막스 벌크선 등을 1척 이상 수주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올들어 일본 조선사들이 수주한 중소형 벌크선이 갖는 의미는 크지 않지만 분위기 전환용으로는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일본 조선소들은 엔화 약세를 앞세워 부가가치가 큰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셰일가스 붐으로 인해 LNG선 추가 발주 가능성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일본 조선사들이 고부가치선박인 LNG선 수주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업황이 급속하게 냉각된 이후 지난해부터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원화 강세, 엔화약세라는 환율 변수까지 작용, 국내 조선산업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북유럽 대형 선주사의 발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환율 등 불리한 대외 환경 탓에 수주실적을 낙관하기 어렵다"며 "엔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한국 조선산업의 실질적인 펀더맨털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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