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온라인 문화콘텐츠는 해외 어느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양질을 자랑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활황이 위기를 낳고 있다. 온라인 문화콘텐츠에 대해 수요자들이 거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화석처럼 단단하게 굳어버려 문화생산자들이 더욱 피폐해진 때문이다.
그저 온라인 문화콘텐츠는 무료라는 인식은 점차 한국적인 현상으로 굳어져 가는 분위기다. 문화콘텐츠 육성은 비용을 지불하려는 사회적 인식 없이는 불가능하다. 온라인 문화콘텐츠 시장의 공짜경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례로 온라인 음악시장의 경우 멜론뮤직 요금 기준으로 PC, 스마트폰을 통해 무제한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월 6000원(할인가 3900원(권리자 수익 3600원 포함))이다. 워낙 값이 싼 편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전자책 이용자의 연간 구입비 평균은 1만1804원으로 종이책 구입비 4만8901원의 1/4 수준이다. 전자책 이용자 중 58.0%는 무료 콘텐츠만 이용할 뿐, 전자책 구입 경험이 없었다. 다만 이 중 전년 대비 전자책 구입비 '증가'(35.9%)가 '감소'(7.2%)보다 5배 많아 종이책 구입비의 전년 대비 감소(감소 26.8%, 증가 12.3%)와 크게 대비돼 다소 긍정적인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만화(웹툰) 시장은 더 하다. 웹툰이 등장한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 비약적인 발전으로 일본의 망가시장이 부럽지 않을 지경이다. 또한 웹툰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양질의 작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80% 이상 무료로 제공되는 웹툰만을 소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 상의 문화콘텐츠가 활황에도 불구하고 정작 위기를 운위하는 상황이다. 창작자 및 저작권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 없이는 문화산업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일부 포털 사이트에서 인기 작가들에게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는 있지만 생활하기 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제 수요자들도 문화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있어 비용을 지불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져야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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