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문불출, 문을 걸어 닫고 방안에서 신문만 받아 보며 지내는 사람도 봄이 오고 있다는 걸 알아내는 방법은 있다. 각 신문 인물 면의 맨 귀퉁이에 조그맣게 실리는 부음 기사의 양이 부쩍 늘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은 모두 죽는다. 구태여 신문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자연의 섭리다(학창시절 연역법과 귀납법에 대해 배울 때 예문으로 접한 대명제이기도 하다). 봄 환절기가 아니라도 때가 되면 우린 죽는다. 예외가 없다(유감스럽지만 글 쓰고 있는 나도, 지금 읽고 있는 당신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러니 구태여 계절을 탓할 일도 아니다.
'인생 팔십(불과 수십년 사이에 늘어도 정말 많이 늘었다)'을 거칠게 요약하면 '태어나 짝 만나 혼인하고 애 낳아 키우다 가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니 이즈음이면 청첩장 왕래도 잦아진다. 떠나가는 이들의 빈자리를 채워보겠다고 나선, 의기양양 선남선녀의 결기가 가상하다.
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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