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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시선]한국 야구, 여유 부릴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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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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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국제대회는 보기 드물어졌다. 올림픽 퇴출에 대륙간컵, 야구월드컵 등이 줄줄이 폐지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거의 유일한 대규모 국제대회다.

야구는 국제대회에서 큰 인기를 얻기 어렵다. 올림픽은 정규시즌이 한창인 여름에 펼쳐진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참여는 어렵다. 야구가 국제무대에서 최고 기량을 갖춘 선수들의 잔치로 이어지지 못하는 주된 이유다. WBC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마련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각 나라를 대표해서 뛴다. 경기는 정규시즌이 열리기 전인 3월 진행된다.
어느덧 3회째를 맞은 대회. 충분한 성과를 남겼다고 보긴 어렵다. 시간이 흐를수록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의 참가는 줄어드는 추세다. 대회 방식이나 매치업도 다양하지 못한 편. 1회 대회 때부터 미국을 위한 조 편성이 아니냔 지적도 있었다.

문제는 대회를 맞는 나라들의 자세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문제를 노출했다. 가장 불거진 건 제도적 정비. 특히 선수 선발과 교체에서 원활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다수 야구인들은 장기적 시각으로 선수단을 조직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임감독이나 코치 배치에 대한 진지한 고찰도 제기된다. 사실 그간 대표팀의 운영은 주먹구구식에 가까웠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부담을 안고 대회에 출전한다. 잘하면 본전, 못하면 덤터기를 쓰는 까닭이다.

국제무대에서 야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충분히 높아질 수 있다. 한국에겐 아직 WBC와 아시아경기대회가 전부지만 종목이 올림픽에 재진입할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2015년엔 ‘프리미어 12’가 신설돼 야구월드컵의 기능을 소화할 계획이기도 하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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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대처해온 한국 야구는 결코 이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더 이상 국제무대에서 쉽게 볼 상대는 없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이 쓴잔을 마신 건 네덜란드전 0-5 패배 탓이었다. 책임은 부진했던 선수들에게 있지만 전력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지원 파트에도 있다. 선수들은 네덜란드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

몇몇 야구인들은 국제대회가 군 문제 해결의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수들이 이를 위해서만 그라운드를 뛴다면 한국야구의 위상은 금세 추락할 것이다. 선수들은 무엇보다 태극마크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이기주의를 띄는 선수는 시즌 성적을 우려해 선수를 묶어두는 구단과 다를 바가 없다.

사실 야구는 빠른 성장이 어려운 종목이다. 시즌 전 시범경기를 치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순위나 기량이 내리막을 타는 건 순식간이다. 특히 잘 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공든 탑은 금세 무너질 수 있다. 국내 야구인들 혹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그간 야구를 너무 쉽게 본 건 아닌지 걱정된다.

프로골프 선수 대다수는 아마추어와 내기 대결에서 최선을 다 한다. 과거 국제야구대회에서의 쿠바도 그랬다. 약팀을 만나도 인정사정 봐주지 않으며 다신 넘보기 힘든 벽이란 걸 실감하게 했다. 이에 비해 최근 한국 야구는 너무 여유를 부렸다. 이번 대회 부진에 대한 책임은 감독, 선수들에게만 쏠린다. 행정, 지원에 대한 비판은 찾아보기 드물다. 국제대회를 치르며 입은 부상에 별다른 조치마저 없는 현실. 불확실한 마련책부터 꼼꼼히 챙길 줄 아는 KBO와 어느 경기에서도 긴장을 잃지 않는 대표팀을 기대해본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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