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관 인선 마무리 안돼 공석 사태 어수선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틀째인 26일에도 주요 외교사절을 접견하며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데이비드 존스톤 캐나다 총독과 한ㆍ캐나다 정상환담을 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이어 톰 도닐런 미 국가안보보좌관을 접견한 후 덴마크ㆍ프랑스ㆍ영국ㆍ독일에서 온 장차관급 사절들과 단체 접견을 가졌다. 이후엔 부디오노 인도네시아 부통령, 에스삐노사 페루 부통령, 엘리야슨 유엔 사무부총장을 만났다.
박 대통령은 전날 취임식 후 청와대로 들어오며 "33년 만에 돌아와 감회가 깊다"는 소회를 밝혔지만 감상에 젖을 여유는 없는 처지다. 취임식 당일에만 15개 일정을 소화했고 26일 계획된 일정도 13개에 달한다. 이틀간 24개국 정상 및 고위급 사절단과 취임식 외교를 진행하는 '강행군'이다.
취임 첫날 만찬은 오후 8시부터 시작됐고, 박 대통령은 만찬 후 9시가 넘어서야 청와대 첫날 밤 휴식을 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동 사저를 나온 게 오전 10시께이니 공식 일정은 12시간째 이어졌다.
대통령의 일상과 업무가 본 궤도에 진입하고 있는 것과 달리 청와대는 아직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실무를 담당하는 비서관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아 업무를 시작한 곳과 공석인 곳이 혼재하고 있다. 이날 출근한 비서관 내정자들도 신원조회가 끝나지 않은 상태라 정식 출입증 없이 방문증을 받고 사무실로 향했다. 기자들이 머무는 춘추관 역시 혼란스럽다.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기자들이 대폭 교체됐지만 출입신청 서류조차 배포되지 않았다. 윤창중 대변인이 이날 오전 기자실을 찾아 "빠른 시간 내 정리하겠다"고 했지만, 실무자 인선이 마무리 될 때까지는 어수선한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대통령은 25일 마지막 일정인 외빈 초청 만찬에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에 특별한 사명감을 느낀다"며 "편견과 차별의 장벽을 허물고 개개인이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또 "5년후에 보게 될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가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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