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특히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를 상징하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단어를 4번 사용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취임사에서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통해 부강하고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희망의 새 시대'라는 취임사 핵심 키워드는 박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대선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100% 대한민국', '국민행복시대'의 연장선이다.
박 대통령은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온 우리 앞에 지금 글로벌 경제위기와 북한의 핵무장 위협과 같은 안보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현실을 진단한 뒤 "우리 국민 모두가 또 한번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합쳐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앞서 발표한 '5대 국정목표'에서 사라진 '경제민주화'가 재등장한 것은 '경제민주화 후퇴'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실험은 민족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도전이며, 그 최대 피해자는 바로 북한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남북간의 신뢰를 쌓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겠다"고 힘을 실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임에도 여성리더십의 상징인 '여성'과 낙후된 '인권'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박 대통령은 맞춤형 복지차원에서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도, 여성이나 장애인 또는 그 누구라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정부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박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그 어느 때 보다도 국가 유공자들과 그 가족들이 대거 초정됐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과 안보 위협이라는 달라진 시대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박 대통령은 오전 현충원 참배에도 전쟁 상이군경, 6ㆍ25전쟁 무공자, 전몰군경 가족, 연평해전 유족, 최원일 천안함 함장 등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 등 35명과 함께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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