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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혁 "역도 영웅, 절망 끝에서 나를 일으킨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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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혁 "역도 영웅, 절망 끝에서 나를 일으킨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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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그때 경기 장면을 되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네요."

남자 역도의 간판 사재혁(제주특별자치도청)은 여전히 2012 런던올림픽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지난해 8월 2일 영국 런던의 엑셀 아레나. 대회 남자 77㎏급에 출전한 그는 인상 2차시기 162㎏을 시도하던 도중 불의의 부상을 입고 플랫폼에 쓰러졌다.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오른 팔꿈치가 뒤로 꺾였다. 끔찍한 사고는 올림픽 2연패를 향해 질주하던 역사(力士)의 꿈을 한순간에 앗아갔다.
그렇게 시작된 방황. 1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2 대한역도연맹 우수선수·단체·유공자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사재혁은 그간 지속된 마음고생을 '타락'이란 표현으로 대신했다. 그는 "올림픽 이후 역도를 계속해야 할지 정말 고민이 많았다. 귀국 당시에는 나를 비추는 카메라를 부숴버리고 싶을 만큼 혼란스러웠다"며 "오랜 고민 끝에 최근에야 재활을 시작했다"라고 털어놨다.

앞만 보고 달려온 그에게 바벨을 멀리하고 보낸 6개월은 익숙지 않은 경험이었다. 재기를 다짐한 배경에는 한 달간의 캐나다 여행이 큰 위안으로 작용했다. 낯선 이국땅에서 '힐링'을 통해 마음을 추슬렀다. 팬들의 따뜻한 격려 역시 망설임에 용기를 불어넣었다. 사재혁은 "우연히 길에서 마주쳤던 분들이 '당신은 우리의 영웅'이라며 응원해주셨다. 짧은 한마디에 마음이 움직였다"라고 밝혔다.

어렵게 내린 결단. 눈앞은 가시밭길과 같다. 오랜 공백 탓에 당장은 가벼운 바벨조차 들어 올리지 못한다. 부상으로 입은 몸과 마음의 후유증도 여전하다. 사재혁은 "팔꿈치 부상은 비교적 치료가 쉬운 편이다"라면서도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사고를 당해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재활을 시작한지 2주 정도 지났지만 통증은 여전하다. 담당 의사도 아직 확답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불안감 속에 시작한 도전. 가시적으로 밝힌 목표는 전국체전 우승이다. 우여곡절 끝에 정착한 새 소속팀에 뜻 깊은 선물을 안겨주겠단 각오다. 사재혁은 "부상 이후 여러 군데 이적을 시도했지만 받아주는 팀이 없었다.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선수였나 하는 자괴감마저 들었다"며 "어려운 선택을 내린 팀을 위해 무엇이든 보답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잠시 내려놓은 태극마크에 대한 각오도 되새겼다. 현재 그는 국가대표 자격을 얻지 못해 태릉선수촌에는 들어갈 수 없다. 대신 연맹의 도움을 받아 선수촌 의료진과 함께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사재혁은 "올림픽 메달리스로서 어떤 특혜도 바라지 않는다"며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반드시 재기해 실력으로 인정받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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