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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6세여아 뺑소니, 국제화상재판으로 3년만에 가해자 사과·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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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사법공조사상 국내 첫 화상재판

#. 2009년 파견근무에 나선 아버지를 따라 코스타리카에 살던 여섯살배기 김모양은 학교 가는 길에 차에 치여 숨졌다. 사고를 낸 캐나다 국적 A(여·66)씨는 별다른 구호조치조차 취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났다. 사고를 목격한 어머니에도 불구하고 뺑소니는 커녕 교통사고를 낸 실수조차 인정하지 않던 A씨 앞에선 재판이 미뤄짐은 물론 피해도 보상받을 길 없어 김양의 가족들은 사고 후 3년이 흐르기까지 맘이 아렸다.

6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이성희)는 교통사고로 김양을 숨지게 하고 달아난 혐의로 코스타리카 현지에서 기소된 A씨가 전날 미화 2만 달러를 합의금으로 내 사실상 재판 절차가 끝났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코스타리카까지 가는 데만 꼬박 하루 24시간, 사고 이후 한국에 돌아온 김양의 가족들이 재판으로 해결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A씨와 김양 가족이 더딘 재판을 넘어 합의에 이르기까지엔 국제형사사법공조가 한 몫 했다.

국제형사사법공조란 범죄의 수사 및 재판과 관련해 국가간 증거수집이나 진술확보 등을 공조하는 제도로, 현재 한국의 사법공조 대상국은 73개국이다. 검찰은 코스타리카 한국대사관과 함께 끊임없이 노력해 그 결과 국제화상재판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형사사법공조 이행으로 화상재판이 실시된 건 국내에선 최초일뿐더러 국제적으로도 대단히 드문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코스타리카에 사법공조요청서를 접수한 지 40여일 만인 지난달 29일 오전 (현지시각 28일 오후 4시30분), 사고를 목격한 김양의 어머니 등 유족들 4명에 대해 화상재판이 이뤄졌다. 김양의 유족들은 비디오 컨퍼런스로 코스타리카 현지 재판부에 그간의 고통을 생생히 전했고, A씨는 범행을 자백하며 화면 너머 김양의 유족들에게 눈물로 용서를 구했다.
결국 공판을 통해 코스타리카 검찰은 A씨와 사이에 징역3년에 집행유예3년, 합의금 미화 2만 달러 지급을 내용으로 합의했고, A씨는 5일 합의금을 지급했다.

검찰은 단순한 화상증언을 넘어 유족들이 원하는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과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 사건을 해결하고 국민보호에 만전을 기했다고 자평하고, 공조방식의 다각화를 통해 공조의 효율성을 높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엔 사기·뇌물 등의 혐의로 독일 법원에 기소된 한국인 사업가 재판이 국내에서 열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의 심리 아래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가 독일 검찰을 대신해 증인 신문을 진행했고, 이 과정을 독일 본 지방법원 담당 재판장 등 현지 재판 관계자 10여명이 한국을 찾아 지켜봤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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