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이 지난해 1월10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송아지고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점심식사를 겸해 열린 이날 간담회 테이블엔 6개월과 8개월짜리 송아지 요리가 주 메뉴로 올려졌다.
"올해 송아지 1000마리를 사들여 송아지고기 상업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지난해 1월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시장성ㆍ경제성이 낮아 아직 (송아지고기)상업화를 이루지 못했다. (당시)의욕이 너무 앞섰다"(4일 농식품부 축산국 관계자)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지난해 1월10일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은 과천정부청사에서 외부 인사들까지 초청한 대대적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장관이 직접 브리핑하는 자리라 출입 기자들 대부분이 참석했다. 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송아지고기 상업화'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사육두수 급증으로 송아지 등 산지 소값이 폭락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서 장관이 들고 나온 카드였다.
1년이 지난 지금, 추진되는 상황을 보면 서 장관이 피력한 '송아지고기 상업화'는 '공언(公言)'이 아닌 '공언(空言)'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농식품부 관계자에게 '송아지고기 상업화'의 추진 상황을 묻자, 그는 "(대책 발표 후)송아지 값이 올라 (간담회때 발표했던)1000마리를 구매하지는 못했다"며 "농협을 통해 몇 마리를 구매해서 사육을 해봤는데 상품성, 시장성 등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돼, 현재 (송아지고기 상업화에 대한)연구용역 과정에 있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확인 결과, 지난해 농식품부가 농협을 통해 사들인 송아지는 76마리에 불과했다. 기자의 질문 공세가 이어지자 그는 "(당시)의욕이 너무 앞섰던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송아지고기가 유럽 등에서는 최고급 요리로 일반화돼 있지만 우리나라 등 아시아권에서는 아직 시장성이 확인되지 않아 '송아지고기 상업화'의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작년 간담회 당시에도 나왔다. 서울대 농대의 한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송아지고기의 사양 관리 시스템이 전무하고, 송아지고기 시장도 형성이 안된 상태"라며 "사전 준비 단계없이 무작정 발표하는 정부의 대책들은 탁상공론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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