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율전쟁 속 유럽계 핫머니 등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4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2조원 가까이 팔아치우며 환차익을 거뒀다. 그 와중에 28일 19원이나 올랐던 원ㆍ달러 환율이 어제는 11원 빠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선 이자가 싼 엔화를 빌려 고금리 국가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한ㆍ일이 환율전쟁의 최대 격전지인데도 정부의 대응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한 상태다. 아무리 정권 이양기라도 너무 허술하다. 국제 핫머니의 장난을 막고 환율이 널뛰지 않도록 가능한 정책 수단을 적극 동원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대놓고 '한국 기업과 경쟁하려면 달러당 100엔이 적정선'이라고 말한다. 기업들도 달라져야 한다. 그동안 수출기업들이 고환율 훈풍을 타고 손쉽게 장사를 해 온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지금의 환율이 정상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여기며 제 실력을 키워야 한다. 연구개발에 더욱 매진해 기술과 품질 등 가격 이외 부분에서 다른 나라 제품을 압도하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언제까지 원화 약세에 기댈 것인가. 줏대 있는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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