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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생산성 확대·조직 쇄신 투트랙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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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영업 고삐 죄고, 고용차별 고리 끊고

-본점인원 빼내 지점에 배치..불황타계 수익 극대화 집중
-계약직 텔러 정규직 전환..정년보장·복리후생도 동일하게


[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김은별 기자] 시중은행들이 본점 직원들을 영업점으로 대거 내보내는 등 생산성 확대에 나섰다.
경기침체와 저금리 기조로 인해 올 한해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한 은행들이 본점 인원을 지점 등 영업일선으로 배치, 영업력 강화에 나서는 것이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이달 말 본점 인원 200여명을 일선 영업현장으로 배치키로 했다.

본점 인원의 10% 정도가 지점 등 영업현장으로 이달 말 이동하는 셈이다.
외환은행은 지난해에도 본점 인원 103명을 영업현장에 배치한 바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올해 영업환경이 좋지 못해 수익 등 은행 경영에 비상이 걸린 것이 사실"이라며 "생산성을 극대화시킨다는 차원에서 본점 인원을 빼 지점 등 영업일선에 배치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고객 유지관리는 물론 신규 고객창출만이 긴 불황의 늪을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최고경영진이 판단했다는 것이다.

신한은행도 본점 임원의 20% 가량인 200여명을 이달말 영업점으로 배치한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오는 24일께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역시 본점 직원 80여명을 영업점 등에 재배치, 영업 고삐를 당기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하나금융지주에 파견나가 있던 인원의 20%(24명) 정도를 은행으로 복귀시켜 영업인력을 보강시켰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 수익 등에 비상이 걸린 것이 사실"이라며 "영업강화차원에서 상당수 직원들이 은행으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본점 직원 49명을 주요 영업점에 배치키로 하고 인사 마무리 작업을 진행중이다. 비생산성 인원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이번 본점 인원 축소의 배경이라고 우리은행측은 강조했다.

KB국민은행은 조직축소 작업을 단행했다. 기존 10그룹 16본부 59부 2단 2실 4유닛에서 10그룹 15본부 61부 1실로 변경한 것. 이와 함께 약점으로 거론된 프라이빗뱅킹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WM그룹을 신설, 고객 자산관리에 치중하기로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본점 인원은 사실 비생산 부서라 할 수 있어 시중은행들이 본점 인원을 빼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영업점 인력이 늘어나는 만큼 영업력이 비례해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은행 전체가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권은 조직 쇄신에 힘쓰면서도 비정규직 고용개선에도 함께 나서고 있다. 이는 출범을 앞둔 새 정부가 고용차별 철폐를 공약으로 내세운 터라 이에 대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계약직 텔러 838명 전원을 정규직인 리테일 서비스 직군으로 전환했다고 최근 밝혔다.

현재 근무중인 계약직 전담텔러 695명 전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으며, 지난해 12월 계약직 텔러로 채용돼 연수중인 143명(고졸 85명 포함)도 모두 정규직으로 신규 발령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은 모두 기존 정규직 직원들처럼 정년(만 58세)이 보장되고 기타 처우 및 복리후생 등을 동일하게 적용 받게 된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채용하는 모든 텔러를 계약직으로 채용하지 않고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IBK기업은행은 지난 2일, 고용기간을 정해 일하는 기간제 계약직 1132명 전원을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뽑을 계약직 직원도 무기계약직 형태로 채용한다. 이에 따라 창구텔러와 전화상담원, 사무지원, 본부서무, 비서, 일반전문직군 등은 물론 특성화고 출신 176명까지 근속연수나 최종학력에 따른 차별 없이 모두 고용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이번 (무기계약직) 전환을 통해 조직 내 신분상의 위화감을 없앴다"며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는 기업은행의 조직문화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은행권은 처음으로 고졸로 텔러 등 한정된 업무만 담당하던 직군과 대졸자 공채 출신 직군을 통합했다. 앞으로 모든 신입 행원은 학력에 관계없이 같은 일반직군으로 선발하기로 했으며, 이 직원들은 과거 '6급 행원'과 비슷한 대우를 받게 된다.

이 외에 하나은행, KB국민은행 등도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도 계약직원들도 경력을 쌓으면 일반 행원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다만 최근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됐고,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고용 개선에 따른 부담은 어느 정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정규직 고용개선에 따르는 부담이 생각만큼 크지는 않다"며 "오히려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한다면 은행 성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영신 기자 ascho@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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