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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호' 전진, 추위·먼지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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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호' 전진, 추위·먼지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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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넥센은 전지훈련 전까지 원당구장에서 훈련한다. 강진을 내려가기 전까지 전신 현대가 안방으로 사용했던 곳. 이젠 우리인재원이다. 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에서 소유권이 넘어가며 우리은행 연수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야구장 기능은 여전히 유효하다. 간판을 바꾼 이후 사회인야구에 개방되고 있다. 넥센과의 인연도 다시 이어졌다. 2군 경기장은 아니지만 임시 훈련지로 사용된다. 3년만이다.

넥센 선수단에 원당구장은 소중한 곳이다. 홈인 목동구장은 한겨울 훈련시설이 부족하다. 웨이트트레이닝만 소화가 가능하다. 배트를 돌리거나 공을 던지려면 눈으로 뒤덮인 그라운드를 밟아야 한다. 강진구장이 있지만 이동엔 약 5시간이 소요된다. 넥센 실무 담당자는 “목동에서 왕복으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리지만 원당구장을 다시 쓸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다”라고 했다.
안도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발견된다. 지난 10일 선수단은 오전 동안 목동구장에서 체력을 단련했다.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선수들은 바로 구단버스에 올라 원당구장으로 이동했다. 장소를 옮겨도 여전한 추위. 하지만 원당구장에는 실내연습장이 있다. 따뜻하진 않지만 타격, 주루 등의 훈련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날 실외와 실내 온도는 각각 영하 6도와 영상 5도였다.

“조금 춥지만 이 정돈 참아야죠.”
“이렇게 훈련할 수 있는 게 어디예요.”
“평소와 똑같은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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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근, 유한준, 강정호의 소감이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전신인 현대 유니폼을 입었었다. 누구보다 원당구장에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익숙함 때문일까. 연습장 내 설치된 전기난로 두 대의 주변은 비교적 한산했다. 박병호는 “추워 죽겠다”면서도 땀을 내며 추위를 이겨냈다. 서건창과 같이 무딘 감각의 선수도 있었다.
“이 정도면 훌륭한 시설이죠. 추운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괴로움은 다른 데 있었다. 연습장 곳곳에 수북하게 쌓인 먼지다. 최근 관리가 덜 된 탓인지 타구가 벽을 때릴 때마다 많은 양의 먼지가 흩날렸다. 넥센 관계자는 “현대 시절엔 매일 같이 물청소를 했는데 요즘은 관리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라며 답답해했다. 다른 관계자도 “생각보다 먼지 양이 상당하다. 선수들이 마스크라도 착용했으면 한다”라고 걱정했다.

그래도 나아진 형편이다. 3년 전만 해도 실내연습장은 바깥의 기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노후와 폭설로 지붕 군데군데가 무너졌던 탓이다. 다시 찾은 구장은 충분한 보수가 이뤄졌다. 몇몇 선수들은 “지붕이 튼튼해져서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형 녹색 그물망 속에서 선수단은 모두 훈련에 집중했다. 선수들 사이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코치진의 눈치 때문이 아니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목표 의식 아래 자연스레 하나가 되어갔다. 특히 송지만, 이택근, 유한준 등 고참 선수들은 쉴 틈이 없었다. 자신의 타격이 끝나면 바로 후배들을 관찰, 잘못된 타격 폼 등을 수정해줬다. 도움을 받은 신현철은 “역시 열심히 하는 것보단 잘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과외에 만족해했다. 신인 김민준도 “선배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라며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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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상조 분위기의 중심에는 염경엽 감독이 있다. 그는 다른 감독들과 달리 선수들과 섞여 훈련을 주도한다. 이날도 30여분 동안 김민우에게 직접 배팅볼을 던져주며 타격을 지도했다. 염 감독은 “하루 한 타자씩 타격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구상한대로 훈련이 잘 이뤄지고 있다. 따라주는 선수들이 기특할 따름”이라고 흡족해했다.

다시 찾은 원당구장에서 속속 발견되는 희망. 그 사이 열악한 여건은 까맣게 잊혀져갔다. 넥센은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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