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은 당선 후 대기업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앞서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산업정책을 담당할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에는 중소기업청장 출신을 임명했다. 첫 인수위 전체회의에서는 "이런 저런 정책보다 손톱 끝의 가시 하나 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실질적인 중소기업 정책을 주문했다. 중소기업 중심 정책에 새 정부의 힘이 실린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산업화 과정에서 대기업 중심의 경제운용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선진국 문턱에 이르러서도 그런 방식의 경제시스템과 적폐를 털어내지 못한 것은 한국경제의 한계다. 외풍에 취약한 경제, 양극화 심화, 중산층 붕괴 등 구조적 문제도 낡은 경제시스템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중소ㆍ중견기업이 기를 펴는 뿌리가 튼튼한 경제, 그들이 대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는 경제구조의 구축이 곧 성장활력을 되찾는 첩경이다. 나아가 경제민주화의 첫걸음이며, 창업과 일자리 창출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과제는 뚜렷하다. 대기업 불공정행위를 없애고, 내수를 키우며, 불합리한 제도를 혁신해 작아도 강한 기업이 많이 나오도록 하는 일이다. 만만치 않은 과제다. 말보다 실천, 실질적 변화가 중요하다. 박 당선인이 약속과 신뢰를 강조한 만큼 중소기업 중심 경제를 앞세운 초심을 잃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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