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인베브, 올림픽 첫 맥주 스폰서로 '분주'
무알코올 맥주 '코로나 세로' 앞세운 배경은?
MZ 선호 변화에 시장 규모 26兆로 '쑥'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치솟은 무알코올 맥주가 2024 파리 올림픽마저 장악했다. 올림픽 역사상 첫 맥주 후원 업체로 이름을 올린 세계 최대 맥주 회사 AB인베브는 버드와이저, 스텔라 등 유명 자사 브랜드 맥주 대신 무알코올 맥주인 '코로나 세로'를 앞세워 올림픽 특수효과를 노린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건강을 생각하는 술꾼들이 무알코올 맥주 붐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번 AB인베브와 올림픽 간 협약은 맥주 양조업자들이 무알코올 맥주를 얼마나 밀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AB인베브와 2028년까지 공식 파트너십 계약을 맺기로 했다고 발표한 뒤 AB인베브는 벨기에 공장에서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기가 새겨진 맥주병을 제작하는 등 올림픽 준비에 바쁜 모습이다.
IOC와 AB인베브가 이번 후원에서 방점을 둔 부분은 알코올 함량이 0.5% 미만인 무알코올 맥주다. 보통 스포츠가 있는 날 맥주 판매량이 증가하지만, 자칫 술이 스포츠 현장에서 폭력 사건·사고를 일으킬 수 있어 올림픽과 같은 글로벌 스포츠 행사에서 주류 브랜드 광고 등은 제한이 많았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무알코올 맥주였다.
미셸 투커리스 AB인베브 최고경영자(CEO)는 "맥주는 절제와 선택의 음료"라면서 "따라서 우리 맥주 중 가장 성장세가 빠른 무알코올 맥주인 코로나 세로가 이번 올림픽 행사에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AB인베브와의 공식 파트너십 체결을 설명하면서 스포츠와 무알코올 맥주가 어떻게 함께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강조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2억달러(약 18조2000억원)로 3년 새 65% 증가했으며, 2028년까지 5년 새 41% 늘어 규모가 186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무알코올 맥주의 인기는 술에 대한 시대적 인식 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젊은층인 MZ 세대 사이에서 무알코올 맥주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었다. 갤럽에 따르면 미국에서 음주하는 18~34세 성인 비율은 2000년대 초반 72%에서 최근 62%로 줄었다. 영국 맥주 및 펍 협회는 영국 내에서 최근 10년 새 술집 7000개 이상 문을 닫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주류세나 임대료 등 여러 규정이 영향을 줬겠지만, 음주 습관이 달라진 것이 컸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주류 면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이르면 이달 중 식당·유흥주점에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가 공급될 예정이다. 과거에는 종합 주류 도매업자가 알코올 도수 1% 이상인 주류만 취급 가능했지만, 이를 토대로 도수가 1% 미만이거나 아예 0%인 음료도 유통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하이네켄부터 기네스, 버드와이저, 코로나까지 세계 맥주 브랜드는 무알코올 맥주를 잇따라 개발해 수요에 발맞추고 있다. 현재 무알코올 맥주 시장 1위는 하이네켄(하이네켄0.0)이며 일본 산토리(산토리올프리), AB인베브(브라마0.0%)도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올림픽 역사상 첫 맥주 후원 업체가 된 AB인베브는 1986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공식 후원 업체 중 유일한 맥주 브랜드이기도 하다. 스포츠 행사의 마케팅 효과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회사다. AB인베브는 파리 올림픽을 계기로 성장세를 보이는 무알코올 맥주 시장 1위를 넘본다. 투커리스 CEO는 "소비가 변했다"며 "조만간 올림픽 마케팅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무알코올 맥주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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