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씨가 암 투병중인 시어머니를 돌보며 겪는 어려움을 시댁 식구들이 몰라주자 부부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이에 지난 설 연휴동안 갈등이 폭발했다. 정씨는 제수 음식을 마련하다가 손가락을 삐고 허리까지 다친 것.
일반적으로 명절 직후 이혼상담 건수가 평소보다 크게 늘어난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 부부간 이혼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혼 등 가사사건 전문 곽성한 변호사는 28일 "명절이 끝나고 나면 이혼 상담이 두배 가량 늘어난다"며 "갈등이 내재돼 있다가 명절을 계기로 표출되거나 명절 때 심하게 다툰 일 때문에 법정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맞벌이 가정 내에서 아내의 발언권이 커진 점도 갈등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부장은 "최근 들어 아내에 비해 경제력이 뒤쳐져 장모의 미움을 받는 사위들이 명절 후 이혼상담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점도 한 갈등요인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미숙 서초구 건강가정지원센터 상담원은 "육아 등 처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거나 소홀한 점, 남편에 대한 무관심 등이 명절이혼의 주요 사유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명절 후유증이 이혼으로 나타나는데 대해 상담전문가들은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문제를 바라봐야한다고 조언한다. 박소현 부장은 "명절 뒷탈로 갈등이 생길 경우 양쪽이함께 상담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며 "상대방 입장에서 사태를 헤아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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