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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실리콘밸리, 미래의 자동차 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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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실리콘밸리가 제2의 디트로이트가 될 것입니다."

지난달 말 대통령을 수행해 브라질, 칠레 등 중남미 4개국을 순방하고 돌아오는 길에 미국 실리콘밸리에 들렀다. 그곳에서 1800여명의 우리나라 출신 산업 인력 모임인 K-그룹과 아침 식사를 같이하면서 들은 얘기다. 그들은 이렇게 덧붙였다.
"정보기술(IT) 융합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말은 과거 이야기입니다. 이미 테슬라 모터스는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전기자동차 양산에 성공했고 구글도 무인자동차 주행시험을 마친 상태입니다. 디트로이트에 본사를 둔 GM과 포드도 첨단기술연구소를 실리콘밸리에 두고 있습니다."

산업융합이 얼마나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지, 최근의 융합 트렌드는 어떤지 잘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대화였다.

융합은 가치와 가치가 만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인문학적 상상력'과 '수리적 상상력'이 '디자인적 상상력'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쉬운 개념은 아니지만 융합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가치가 미래 경쟁력이라는 데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좋은 예가 아이폰이다. 과거 휴대폰은 휴대가 간편하고 통화 품질이 좋은 것이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애플은 달랐다. 스티브 잡스가 제품 콘셉트를 잡고 엔지니어인 팀 쿡이 기술을 개발했다. 디자이너인 조너선 아이브는 이를 아름다운 제품으로 구현해 냈다. 아이폰의 출현으로 휴대폰은 단번에 모바일 컴퓨터로 진화했다.

TV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방송국이 송출하는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게 TV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시청자는 TV를 통해 원하는 콘텐츠를 마음대로 골라 볼 수 있고,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검색하는 것은 물론 쇼핑도 즐길 수 있다. 스마트 TV의 시대인 것이다. 이런 현상은 조선, 섬유 등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융합이 모든 산업의 경쟁력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산업융합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한 완성차 기업은 차량용반도체 회사를 설립해 융합 핵심 칩의 국산화를 추진 중이며 스마트폰을 활용해 원거리에서 시동을 걸고 온도를 조절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조선 분야도 스마트십, 디지털야드 등 융합 기술을 도입해 맹추격 중인 중국을 따돌리고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판교, 용인, 이천 등지에 위치한 100여개의 반도체 관련 기업과 연구소, 대학이 협력해 판교를 실리콘밸리와 같은 융합의 메카로 만들자고 다짐하는 자리가 있었다. 정부도 지난해 10월 융합제품의 신속한 인증, 융합기업의 애로 해소, 기술개발 촉진 등을 위해 '산업융합촉진법'을 제정하는 등 기업의 활동을 뒷받침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폭스바겐,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구글 같은 굴지의 IT 기업들은 소위 '부팅하는 자동차' 또는 '바퀴 달린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휴대폰 시장에서의 아이폰 쇼크는 언제든지 자동차 시장에서 아이카(I-car) 쇼크로 이어질 수 있으며 나아가 전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 융합의 영역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디터 체체(Dieter Zetsche) 다임러벤츠 회장은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기조연설에서 "자동차는 그동안 기름으로 움직였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가 디트로이트를 완전히 대체하기 전에 IT 강국인 우리 대한민국이 IT 융합을 선도해 먼저 미래 자동차의 허브가 되기를 꿈꿔 본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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