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자정무렵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이다. 하지만 마냥 희생양인 것처럼 신세타령을 늘어놓는 것에 의아한 사람이 많다. 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면서 권력 실세로 통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정무부시장을 지낸 것은 물론 새누리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장을 지낸 '공신'이 토한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대목이다.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이 돈을 건네받은 시점으로 지목된 시기는 대선자금 모금이 한창이던 2007년 하반기다. 검찰은 임 회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선거에 쓰시라고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캠프 기획본부장에 이어 대통령 인수위 시절 당선자 보좌역을 지낸 정 의원과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알려진 6인회 멤버 중 한명이자 대통령의 친형인 이 전 의원 모두 대선캠프에 깊이 개입한 만큼 금품수수 시기와 맞물려 대선자금 의혹이 솔솔 풍기는 모양새다.
정 의원은 배달사고를 주장하며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진실게임에 빠진 형국이다. 검찰 조사를 마치고 언급한 '그 분들이 누린 것'의 대상과 내용이 세간의 관심을 끄는 배경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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