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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좌파지만 우파 찍겠다" 그리스 민심 우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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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조유진 기자]그리스 아테네 소재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는 스테이티스 포타미티스씨는 과거 군사독재 반대 운동에 나섰던 경험이 있는 좌파 성향 유권자다. 그러나 오는 17일(현지시간) 2차 총선에서 우파에 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그리스를 제대로 이끌지 못한 원흉이 우파라는 반감은 있지만 지금 그리스에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더 위협적인 존재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총선일로 예정된 약속도 취소했다.
그리스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운명을 가를 2차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보수파 지지자들은 우파 정당인 신민주당과 사회당 중심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38년 가까이 번갈아 집권해온 양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크지만 시리자가 더 큰 문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여전히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구제금융을 찬성하는 신민당이 여론조사 결과 발표 금지 직전까지 이뤄진 5번의 조사에서 평균 25% 안팎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리자와 엎치락뒤치락하면서도 1차 선거 당시보다 지지율이 오르며 선두 자리가 유력시된다. 이는 유로존 이탈로 초래될 경제 파국을 집중 경고해온 데 따른 결과다.
최근 신민당은 "그리스인들이 이성에 근거해 현명하게 한 표를 행사할 것"이라며 승리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신민주당이 제1당으로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커지자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가 최근 태도를 바꾸고 있다. 치프라스 대표는 3일 현지 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유로존 이탈을 최후 수단으로 간주해야 한다"며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에 더 비중을 둔 듯 발언했다.

우파에게도 고민은 있다. 여론조사업체 MRB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45~55세 고학력 유권자들은 시리자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들 유권자는 오랫동안 극우ㆍ극좌로 나뉜 정치 스펙트럼을 확장시킨 주범이다.

하지만 주택 대출 부담과 부양 가족 등 고려해야 할 게 많은 가장들이다. 이들의 선택이 어쩌면 당연하다는 지적도 있다. 선거에서 이겨도 이들을 설득해 긴축을 유지하고 유로존에 잔류해야 하는 숙제가 남는다.

그리스 내부 상황과 달리 국제사회의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한 우려는 확산 일로를 걷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그렉시트 가능성을 33%로 발표했다.

중국도 그렉시트에 대비한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21세기망(21世紀網)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 안정 방안, 단기 투기자금 유ㆍ출입 관리 강화 방안, 경제안정 정책 강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중국은 이미 유로권 상황과 국제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날마다 점검하고 분석보고서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도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맥주 제조업체 하이네켄은 현금을 그리스 등 유로존에서 빼내 미국 달러화나 영국 파운드화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유통업체 카르푸는 그리스 내 매출 격감에 대비해 현지 매장을 통폐합하고 있다.



아테네(그리스)=박병희 기자 nut@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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