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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사범에게 서민금융 맡긴 감독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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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된 저축은행 대주주들의 비리가 연일 터져나오고 있다. 속속 드러나는 행태가 1ㆍ2차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 때와 판박이다. 금융회사 대주주와 경영진의 행위라고는 상상도 못 할 일이 끝도 없이 벌어지고 있다.

영업자금을 빼돌려 밀항까지 시도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2006년에 대출 보증금을 갚지 않아 지난해 신용불량자로 등록됐다. 보통 신용불량자는 금융기관에서 대출도 못 받는데 그는 2조원 가까운 고객 돈을 멋대로 주물렀다.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도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세 차례나 처벌을 받았다. 다른 저축은행 회장도 재산을 빼돌리거나 불법 대출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10% 이상 지분취득을 막는 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소유 규제가 없어 대주주가 장악할 수 있는 구조다. 그만큼 대주주 자질이 중요한데 이를 심사하는 제도가 2010년 9월에야 도입됐고 그나마 그 이후 잘못만 심사토록 했다. 김찬경ㆍ윤현수 회장의 채무불이행과 위법 행위가 제도 도입 이전이라 소급 적용할 수 없다며 지난 3월 금융감독원 심사를 통과했다.

은행은 또 금고 이상 실형을 받거나 감독기관에서 징계를 받으면 임원이 될 수 없다. 이를 저축은행에 적용하면 김찬경ㆍ윤현수 회장은 대주주 지위는 유지해도 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는 없다. 문제가 있는 사람이 저축은행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관련 규정을 서둘러 개편해야 한다. 이번에 문제시된 저축은행의 대주주들만 부적격인지도 의심이 간다. 모든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부적격자를 가려내 사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

솔로몬저축은행과 미래저축은행이 수백억원씩 우회대출을 통해 서로 증자를 도와준 정황도 포착됐다. 비리와 탈법 행위가 매번 영업정지되고 나서야 드러나는 것도 이상하다. 감독기관이 무능해서인지, 퇴직 후 가는 '일자리 은행'과의 결탁 때문인지 당국은 설명해야 한다.
세 차례의 구조조정으로 저축은행 업계가 파탄에 이르는 상황은 막은 것으로 보인다. 걱정했던 무더기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두 차례 구조조정을 통한 학습효과 덕분이다. 이제 본질적인 문제를 들여다보며 서민 금융기관으로서 저축은행의 포지션을 재정립해야 한다. 미적대면 국민이 감독당국을 구조조정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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