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한국에 오기 전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리 받은 질문을 보내왔다"며 "누군가 '혹시 가명을 이용해 오바마 지지자인 척 하며 웹사이트에 글을 남긴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청중들은 웃었고 오바마 대통령은 "난 그런 적이 없지만 딸들이 그랬을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틀간 열리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차 방한한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강연에서 강조한 내용 역시 전 세계가 핵물질을 줄이고 핵테러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칫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주제였지만, 강연 중간중간에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청중들은 수시로 박수갈채를 보내며 화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유머감각은 취임 초부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자신이 정치적으로 곤란할 수 있는 상황도 농담소재로 쓰고 현직 대통령으론 유일하게 심야 TV토크쇼에 출연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 모임에 참석해서는 밴드에게 "다른 곡을 연주해달라"고 해 '본 인 더 유에스에이(Born in the USA)'라는 곡이 연주되는 일도 있었다. 당시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이 아닌 곳에서 태어났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던 터였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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