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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 남자들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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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여성 공천 할당제 "역차별" 성대결 논란

민주통합당 '女 15% 의무 공천'에 男 예비후보 "이중특혜" 반발
245개 지역구 중 37곳 지역에 여성 후보 공천해야···
새누리당 '여성 30% 공천' 발표했지만 '인물난'에 립서비스 그칠 듯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정치권이 지역구 여성 공천 할당 문제를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약자인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 필요하다'는 여성 예비후보들과 '남성들의 경선 참여를 막는 역차별'이라는 남성 예비후보들 간의 '성대결'로 내분 조짐이 보이는 것이다.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남성 예비후보들은 8일 당 최고위원회가 열리기 전 한명숙 대표를 찾아 '여성 15% 의무 공천'을 철회 혹은 권고 조항으로 하거나 예외 규정을 둘 것을 요구했다. 남성 예비후보들은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며 "여성 신인에게 20% 가산점을 주기로 한 상황에서 지역구의 15%를 여성에게 공천한다는 것은 과도한 이중 특혜"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여성 공천 비율을 15%로 의무화한 당규를 확정했다. 지역구 245곳 중 15%인 37개 지역에서 여성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까지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여성은 전국을 통틀어 52명에 불과하다. 예비후보 등록 마감일인 13일까지 여성 예비후보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여성 후보들은 큰 경쟁 없이 공천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남성 예비후보들은 "이중특혜이자 무혈입성"이라며 집단반발에 나섰다.

하지만 당의 입장은 확고하다. 한명숙 대표는 이날 남성 예비후보들에게 "여성 전략공천은 없으며 철저하게 경쟁력으로 평가하겠다"며 "일부 여성 후보들이 공천이 확정된 것처럼 말하고 다니는 것에 경고와 주의를 주겠다"고 밝혔다. 단호한 표현을 사용하긴 했지만 사실상 기존의 원칙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남윤인순 최고위원도 "15% 여성 공천은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평등 철학을 계승하는 정책"이라며 "민주당이 개혁공천을 표명하는 의지로서 새로운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겪어야 하는 진통"이라고 말했다.

김두수 전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경선을 치루겠다는 '당헌'과 여성 15% 의무공천을 명시한 '당규'가 충돌하는데 당은 이에 대해 답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학입시요강을 발표하고 학생들이 접수한 다음 수정한다면 법적 쟁송을 피할 수 없다"며 "금요일에 열리는 당무위원회에서 단서조항을 달거나 권고조항으로 수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당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이상수 전 의원 등 일부 남성 예비후보들은 '당규무효확인소송' 등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도 비슷한 고충을 겪고 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절반이 넘는 현역의원 교체 가능성을 시사하며 그 방법 중 하나로 '지역구 30% 여성 공천'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남성 예비후보들의 반발과 '인물난'으로 인해 '립서비스'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2010년 6ㆍ2 지방선거에도 경쟁력 있는 여성 후보를 구하지 못해 전국 16개 시ㆍ도당별로 3명 이내의 기초단체장 여성후보를 뽑는 데도 애를 먹었다. 한 새누리당 여성 중진 의원은 "선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당선인데 무리하게 여성 의무공천을 적용하면 대거 낙선할 위험이 크다"며 여성 의무 공천 일괄 적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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