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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토크쇼에 출연하는 정치인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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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월 SBS 밤 11시 15분
전반은 버린 건가.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 ‘문재인 편’을 보며 <슬램덩크>의 이 대사가 떠올랐다. 정치권의 여야 대세를 불렀다는 점에서 결코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는 지난주 ‘박근혜 편’이 “우회적인 말”(이경규)로 점철되어 정치인 박근혜의 뚜렷한 포지션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문재인은 “고요하게 폭풍 같은 말”(김제동)로 군대를 다녀오지 않는 고위 공무원과 권위적으로 시계를 돌려놓는 청와대에 대해 짧지만 힘 있게 일갈했다. 보수냐 진보냐, 공주님이냐 운동권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 인간을 보여줘야 할 자리에서도 개인적 소회에 그치는 게스트와 개인사를 말하면서도 정치적 신념에 대해 말하는 게스트의 대비. 정치인을 토크쇼에 부르는 건 당연히 후자에 대한 기대다. 하여 만약 지난주 방송이 의미가 있었다면 이번 ‘문재인 편’을 위한 일종의 맥거핀 역할을 해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문재인 편’이 게스트의 매력을 폭발시키며 지난주의 지루함을 지워버린 것과 달리, 박근혜와 문재인의 정치는 병렬적으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로 프로그램은 한 시간 방영분의 재미와 감동 너머에서 더 많은 전망과 메시지를 남긴다. 집 없는 사람을 위한 제도라며 아내가 모은 청약적금을 깼던 사연이 아무리 가슴을 훈훈하게 하더라도 결코 훈훈할 수 없는 TV 바깥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누가 봐도 매력적인 정치인이 “유권자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걸 보고 듣는 건 즐겁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자발적 참여란 문재인보다 훨씬 덜 매력적인 정치인 집합 안에서라도 최대한 합리적 선택을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아마도 그 지난한 과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이후에나 백발의 꼿꼿한 “자유로운 영혼”은 선물 받은 자전거를 배울 시간을 얻을 것이며, 온전한 힐링 역시 이뤄질 것이다. 또한, 우리의 진정한 후반전은 그 때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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