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항로 대형선사 1억달러 추가부담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해운업계가 고유가 몸살을 앓고 있다. 운항비용의 25~30%를 차지하는 선박 연료유 가격이 최근 3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주요 해운사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싱가포르 380cst의 t당 가격이 700달러를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8월 초 이후 이번이 최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40%, 올 초 대비로도 20%이상 올랐다. 올 들어 11월 초까지 평균 가격 역시 t당 646.16달러로 지난해 전체 평균(465달러) 대비 200달러가량 상승했다.
선박 연료유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국적 해운사들의 비용 부담도 심화되고 있다. 해운사 운항원가에서 연료유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0%선으로, 용선료 다음으로 크다. 지난해 한진해운 과 HMM 이 지출한 연간 연료유 구입비용은 각각 1조6700억원, 1조3100억원대로, 같은 해 각 사 영업이익의 2배를 웃돈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선박연료유가 t당 100달러 인상될 경우, 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척 당 추가비용은 연간 390만달러에 달한다. 7만DWT(재화중량톤수)급 중형 벌크선 역시 연간 105만달러의 추가비용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싱가포르cst 등 선박연료유 가격이 200달러 가량씩 올랐다”며 “미주, 유럽 등 원양항로를 운영하는 대형선사들은 1억달러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컨테이너선사들은 연료유 인상부담을 유류할증료 등을 통해 반영하려 하고 있으나, 현재 시황이 좋지 않아 이 또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그나마 컨테이너 선사들은 그동안 연료유 부담을 유류할증료로 해소할 수 있었는데, 2008년 초와 달리 올해는 시황 자체가 좋지 않아 유류할증료 반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시황 하락, 고유가 부담으로 올 들어 3·4분기까지 3728억원, 2034억원의 누계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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