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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상품 빠진 진열대..대형마트 '내 제품 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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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적합업종, 이런 새로운 구멍이 있었네
어묵, 김치, 두부, 커피 등에서 자사브랜드 판매 증가 기대
PB제품 비율 30%까지 확대..중기 경쟁력 약화 우려도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중소기업 보호 취지로 선정된 중기적합업종이 뜻하지 않게 유통대기업에 흐뭇한 미소를 안겨주고 있다.
대형 제조업체가 빠져나간 빈자리를 유통업체들의 자체상표(PB)제품이 자리바꿈을 할 가능성이 커면서 어차피 중소기업들은 자체 마케팅력 부족으로 납품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8일 동반성장위원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반위가 발표한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포함된 품목가운데 대형마트가 자사의 브랜드를 붙여 파는 제품들은 5~6가지가 있다. 어묵과 김치, 두부, 원두커피 등 식음료 관련 제품이 다수다.

▲대형마트 PB제품 매출 비중 변화 (자료 : 각 업체)

▲대형마트 PB제품 매출 비중 변화 (자료 :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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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제품은 대형 유통업체가 중소기업과 협력을 통해 생산해 유통업체 브랜드로 판매한다. 판매업체의 입장에서는 영업비용을 줄이고,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또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자체기획과 유통단계 축소를 통해 판매 마진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PB제품이 비교적 저가형 제품이 많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일반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서 판매마진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품질 좋은 중소기업 제품을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는 점에서 제조업체는 물론 소비자와 유통업체에게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 같은 이유로 PB제품의 비율과 품목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 PB제품 비율은 올 상반기 기준 24%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7년 PB제품의 매출비중이 13%에서 최근 24%까지 올라갔다. 롯데마트는 2013년까지 PB제품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PB제품의 범위가 넓어지면 제조업체의 경우 제품의 생산과 유통 등 경영의 주도권을 유통사에 뺐기게 된다. 특히 대형마트에만 주로 납품을 하는 소형 제조업체의 경우 대형마트가 생명줄을 쥘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매출 상승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결국 대형마트의 꼭두각시로 전락된다는 지적이
다.

반대로 대형마트는 PB제품을 늘리는 전략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선정한 '중기적합업종'이 오히려 중기 경쟁력을 갉아먹는 형국이 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동반성장 적합업종 적용에 유예기간이 3년이 있기 때문에 당장 상황변화를 예견하기는 힘들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PB제품 확대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장 확대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 동반위는 제도의 결함을 확인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동반위 동반성장정책팀 관계자는 "유통사와 제조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제조업 중심으로 적합업종을 선정하면서 논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조업체와 유통사가 모여 다시 PB제품과 관련된 논의를 하거나 시장 확대부분을 조율하게 된다면 사실상 담합을 조장하는 상황이 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새로운 관점에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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