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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화웨이, 이란의 통신산업 '빈 틈'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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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2년 전 대선 부정 선거를 둘러싼 유혈 충돌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이란에서 많은 서방국 기업들이 빠져나간 사이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화웨이는 현재 이란 정부가 지휘봉을 휘두르는 휴대전화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화웨이가 이란 통신시장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이란 국가 보안 네트워크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이란 최대 휴대전화 사업자 MCCI와 시스템 장비 계약을 체결했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통해 이란 경찰 당국이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 장비다. 화웨이는 이와 비슷한 내용의 또 다른 계약을 이란 2위 휴대전화 사업자 MTN이란셀과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이란 정부가 2009년 정부와 시민의 유혈충돌 사태를 경험한 이후 반정부 세력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체결됐다. 인권단체에 따르면 이란에서는 현재 정부의 강화된 규제로 6000명 이상이 체포됐고 수 백 명이 감옥에서 지내고 있다.

WSJ은 이란 통신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웨이를 보면 통신 기술력이 없는 국가들도 얼마든지 해외 기술을 이용해 반정부 세력을 감시·감독 하고 억압하는 일이 쉬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이집트 국가 보안 당국이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를 이용해 소통했던 반체제 세력들의 대화를 감청한 것과 비슷한 일들이 더 많이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화웨이는 휴대 전화를 이용한 위치 추적 시스템 외에도 이란에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화웨이는 이란 정부에 통신사업자 MTN이란셀을 상대로 휴대전화 뉴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비를 팔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설득하는데 집중했다. 화웨이 관계자들은 이란 정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뉴스 검열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화웨이가 이란 통신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면서 이란에서 일하고 있는 화웨이 직원 수는 1000명에 이른다. 화웨이 경영진들은 이란 휴대전화 산업에서 화웨이가 맡고 있는 역할이 작은 편이라고 말하지만 화웨이의 중동 사업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은 화웨이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고 주장한다.

화웨이가 이란 통신산업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99년부터다. 2009년 서방 기업들이 이란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화웨이가 이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아졌다.

지난해 91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한 이란 통신 시장은 휴대전화 부문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이란 통신 시장은 전체 인구의 70%에 해당하는 6600만명의 휴대전화 가입자를 확보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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