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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경제, 해명 아닌 비전을 듣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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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이래도 욕 먹고 저래도 욕 먹는 것 아니겠어요?"

롤러코스터를 타는 환율,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증시 등 불안한 금융시장에 적절한 해법이 없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시큰둥한 답이다. 그는 "경제방향이 너무 불확실해서 대책도 없는 상황이고, 정부가 무슨 말을 해도 시장과 언론에서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냐"고 반문했다.
미국과 유럽발 신용위기 이후 한국의 금융시장은 연일 불안한 모습이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환율 1200원선과 코스피 1700선이 맥없이 무너지기도 했다. "우리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보다 훨씬 튼튼해졌다"고 정부가 수차례 강조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부의 말이 안 먹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경제 관리들의 자조섞인 푸념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괜찮다, 괜찮다"고 강조하는 데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한 번 진지하게 따져봐야한다. "금융시장은 원래 쏠림현상이 있으니까..."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란 얘기다.

사실 위기 때만 되면 우리 금융시장은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돌발 변수에 의해 시장이 크게 흔들린다. 정부는 "펀더멘탈은 문제없다"고 설명한다. 외신이나 국내 언론은 다시 의문을 제기한다. 정부는 외환보유고나 단기외채비율 등을 들어 반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시장은 요동친다. 정부의 해명만으로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컨설팅사 맥킨지에선 최근 '불확실성 속의 전략(Strategy under uncertainty)'을 통해 이런 상황에 대한 한가지 해법을 제시한다. 보고서는 예측이 안 될만큼 앞날이 불확실할 때는 그 누구도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이럴 땐 차라리 판을 새로 짤 수 있는 스탠다드와 비전을 제시하라는 것이 맥킨지의 충고다.

지금 시장에서 목 마르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과거와 다르다"는 정부의 설명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과감한 비전과 혜안이 아닐까 싶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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