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ㆍ북ㆍ러 가스관 연결 사업은 여러 면에서 추진할 만한 가치가 있다. 우선 경제적으로 서로 보탬이 된다. 천연가스는 액화 비용이 들지 않아 우리가 수입하는 액화천연가스(LNG)보다 값이 싸다. 러시아로선 판로를 넓힐 수 있어서, 한국으로선 중동 중심의 수입처를 다변화할 수 있어 좋다. 북한으로선 통과료로 현물, 즉 가스를 챙길 수 있다. 한ㆍ러가 합의한 연간 100억㎥의 통과료는 약 7억㎥로 북한 발전량의 20%에 해당한다. 금액으론 연간 1억달러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때 얻는 이익보다 많다.
북한은 지금 경제ㆍ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남북관계는 얼어 있고 6자회담의 재개는 불투명하다. 가스관 연결 협상을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계기로 삼는 전략적 선택을 할 시점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남북관계가 이래선 곤란하다. 옛 소련과 유럽을 연결하는 가스관도 냉전 시대인 1968년에 시작돼 평화와 협력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마침 8ㆍ30 개각에서 중국대사 시절 남북정상회담을 타진하는 등 유연한 남북관계를 주장해 온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이 통일부장관에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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