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의 조언
임 사정관은 "자신이 왜 이야기하는지 모른 채 늘어놓기만 하면 오히려 역효과"라며 "이야기만 잔뜩 풀어놓고 정작 무엇을 보여주려 하는지 알 수 없는 자소서가 생각보다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소서를 쭉 읽어봤을 때 '내가 누구인지' 한 두 줄의 카피로 요약할 수 있고, 각 에피소드가 이를 설득력 있게 뒷받침할 수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사정관의 머릿속에 한 두 문장으로 자신을 선명하게 각인시킬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다.
그는 '스토리텔링'이 강조되면서 자소서를 구어체로 쓰는 학생들도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마치 인터넷 채팅하듯이 자소서를 쓰는 경우가 의외로 많은데 문법도 틀리는 경우가 있다"며 "자소서는 문어체로 정갈하게, 형식을 갖춰서 쓰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임 사정관은 "학생의 자소서, 교사의 추천서, 그리고 학생부의 기록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라 세 가지가 따로 놀아선 안 되고, 다양한 각도에서 학생 한 사람을 조망할 수 있도록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기준은 '진실성'이다. 임 사정관은 "진솔하다는 느낌을 주는 추천서들이 있다"며 몇 가지 예를 소개했다. 그 중 한가지는 약대에 진학해 약사ㆍ연구원이 되는 게 꿈인 학생의 자소서였다. 자소서에는 제약회사로 견학을 가고 싶었지만 회사 측에서 생산과정을 공개하지 않아 난관에 봉착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또 다른 학생은 자소서에다가 전교학생회장을 맡으면서 '100원 데이'라는 모금행사를 기획한 일화를 소개했다. 보통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이 아이디어를 내서 추진했다고 쓴다. 그런데 이 학생은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이 '예전에 있던 학교에서 해봤더니 반응이 좋았다'며 추천했기에 자신이 추진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임 사정관은 "이런 구체적인 사정은 본인만 아는 내용이기 때문에 경험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임 사정관은 "자소서를 읽다가 '이런 부분은 정말 자기가 솔직하게 썼구나' 싶은 데가 탁탁 눈에 띌 때가 있다"며 "그 속에서 진실성과 진솔함이 묻어나면 좋은 평가를 주게 된다"고 덧붙였다.
경희대학교(총장 조인원)는 2012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서울캠퍼스 1388명, 국제캠퍼스 1464명 등 총 2868명을 선발한다. 입학사정관전형은 8월 1일부터 5일까지 원서접수하며, 기타전형은 9월8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캠퍼스는 수시 1차에서 교과우수자전형 300명, 네오르네상스전형 262명, 창의적체험활동전형(신설) 26명, 고교교육과정연계전형(신설) 50명, 사회공헌ㆍ역경극복대상자 30명, 특기자전형에서 20명을 선발하며, 수시 2차에서는 일반전형 총 700명을 선발한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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