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달이 중소기업에 숨통”

조달청 집계, 올 상반기 中企납품율 80.3%로 ‘사상 최고’…비축원자재도 싸게 팔아 도움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정부조달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숨통을 터 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조달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정부가 사들인 물품구매액 9조5709억원 중 80.3%인 7조6846억원이 중소기업제품으로 중소기업 납품비율이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 시설공사를 포함한 조달사업 전체로도 20조7764억원 중 66.0%인 13조 7100억원을 중소기업으로부터 조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포인트 높은 것이며 2006년 이후 최고 비율이다.

이와 함께 조달청은 비축원자재를 시중가보다 1~2% 낮게 팔아 원자재 값 오름세에 따른 중소기업의 원자재구입난을 덜어줬다.

올 상반기 푼 비축원자재는 3628억원(11.4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06억원, 4.7만t)보다 65.0% 늘었다.

중소기업으로부터의 조달실적이 크게 는 건 조달청이 중소기업 공동수급체간 경쟁입찰, 공사용자재 분리발주 등 중소기업의 수주기회를 늘리기 위한 조달제도를 강화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조달청은 하반기에도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사업자 선정 때 중소기업에만 참여토록 하고 주로 대기업들이 참여하는 20억원 이상 소프트웨어사업엔 대기업과 중소IT(정보통신)기업과 같이 참여토록 할 예정이다.

또 등급공사의 시공경험 평가를 완화하는 등 중소건설사의 수주기회를 늘리고 공사용자재 분리발주 이행확인을 강화한다.

비축 원자재 방출시기, 방출량, 할인율 등을 원자재수급상황과 가격변동에 연동하는 등 중소기업을 위한 원자재공급도 강화한다.

민형종 조달청 기획조정관은 “중소기업에 대한 납품량을 보장하면서도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게 품질, 값, 서비스 등에서 중소기업의 유효경쟁력을 보강하는 쪽으로 조달제도를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 조정관은 또 “중소기업들이 한정된 내수시장에 얽매여 있기보다 넓은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해외조달기관이나 국제기구와의 협력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 상반기 주요 조달사업 관련기록들은 다음과 같다.

◆납품, 수주 실적 최고회사=상반기 중 납품 또는 수주실적이 가장 많은 회사는 물품구매의 경우 삼성전자(2334억원 납품)다. 현대제철, 삼성SDS, 현대자동차, LG전자, LG CNS 등이 뒤를 이었다.

시설공사는 태영건설(3654억원 수주)이 으뜸이다. 이어 대우건설, 대림건설, 현대건설, 두산건설, GS건설, 계룡건설산업 등의 순이다.

1000억원 이상 납품 또는 수주업체는 16곳이다. 이 중 물품업체는 7곳, 건설업체는 9곳이다. 100억원 이상 납품 또는 수주한 중소기업도 130여 곳에 이른다. 이 중 물품업체는 시공테크(719억원), 건설업체는 남도건설(577억원)의 납품·수주액이 가장 많았다.

◆입찰 및 낙찰=물품구매 및 시설공사입찰은 매일(근무일 기준) 평균 92.6회(총 1만1203회) 이뤄졌다. 입찰건당 평균 55.6개 업체(총 62만3920업체, 중복허용)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입찰자가 참가한 건은 ‘중원 출토 유물보관센터 건립 전기공사’로 5803개 회사였다.

입찰에 참여한 6만1322개 업체 중 1건 이상 낙찰 받은 곳은 13.2%인 8056곳이었다. 특히 건설회사인 A사의 경우 180회 입찰에 참여했으나 1건도 낙찰 받지 못해 상반기 조달시장도 경쟁이 뜨거웠음을 보여줬다.



왕성상 기자 wss4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