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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 유로존 대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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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 세계 역사를 통해 기축통화가 디폴트는 고사하고 트리플A의 지위조차도 잃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미국의 민주, 공화 양당이 벌이는 위험한 불장난이 진짜 화재로 번져간다면 어떻게 될끼?

미국의 디폴트가 미치는 파장은 14조3천억 달러에 달하는 국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약 7조 달러에 달하는 패니 매와 프레디 맥등 주택관련 정부보증 기관 부채와 1천3백억 달러에 달하는 트리플A 등급의 지방정부 채권, 그리고 예금보험공사(FDIC)가 보증한 은행 채권도 국채와 연동되어 있어 동일한 영향을 받는다.
이는 이들 채권을 담보(collateral)로 잡거나 직접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금융기관들에 대한 신용등급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사실상 달러화로 표시된 모든 금융자산의 공멸의 과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2008년의 위기는 무제한적인 달러 공급(유동성 확대)을 통해 민간부실에 대해 정부가 구제금융을 제공하고 보증을 섬으로서 가라앉혔다면, 국채의 위기는 모든 금융자산의 최종적인 보증자인 국가의 신용 자체가 문제가 되고, 그 국가가 푸는 돈, 즉 달러가 신용을 잃었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도 후폭풍도 간과할 수 없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1조3천억달러의 미 국채는 한 순간에 그 가치가 반토막이 날 수 있다. 결코 유쾌한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국제적 긴장이 조성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레이건 이후 지난 30여년 동안 미국의 국채는 미국의 최대 수출상품이었고 그 동안 단 한해도 국채 증가분보다 GDP 증가분이 높았던 적이 없었다. 즉, 빚으로 꾸려온 호강이었던 셈이다. 미국이 디폴트한다면 이제 그 역과정이 시작될 것이다. 미국의 네티즌들이 스스로 빈정대듯이, There's no free empire (공짜 제국은 없다).
미국의 국채 논란이 이제 본격화하는 단계라면 유로존의 금융위기는 이제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유로존 정상회담을 두고 파이낸셜타임즈지에서 볼프강 맨챠우는 이를 두고 명민하게 표현했다. “Plan D stand for Default or Death of Euro”(그리스의 디폴트 아니면 유로의 붕괴).

지난 6월말 통과된 그리스 구제금융안이 요구하고 있는 향후 5년간 연 7%의 흑자재정을 만들도록 강제한 것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조건이기 때문에 그리스의 디폴트는 사실상 예고된 수순인데 이 경우 손실을 어떻게 분담하느냐가 현재로서는 논의의 핵심이다.

그러나 그리스의 부실 국채 규모가 5천억 달러를 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책임있게 논의를 주도하기는 힘들다. 프랑스와 독일은 정크 등급을 받은 그리스 채권을 유럽중앙은행이 보증을 서도록 요구하고 있으나, 중앙은행은 각국 정부에 이에 대한 지급보증을 서주지 않는한 담보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미 유로존 경제의 약 40%가 부채 위기에 침윤되어 잇으며, 간신히 불을 끈 이탈리아 조차도 내년 한해에만 1천9백억유로에 이르는 국채를 발행해야하기 때문에 잠시의 안정에 불과한 상태이다. 거기다 이번 유로존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국채뿐만이 아닌 주택 및 상업대출 등 민간부문에 대한 대출액이 스페인의 경우 무려 2조1천7백60억 달러, 이탈리아는 1조2천72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출의 대부분은 독일과 프랑스계 은행들로부터 이뤄진 것으로 잠재적 부실의 폭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그리스는 예고편에 불과하고 유럽 전체로의 금융위기의 확산은 불가피하며, 부실 채권국가의 부도를 프랑스와 독일이 감수하거나, 아니면 각국이 재정 조달을 위해 유로화를 탈퇴해 독자적인 생존의 길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독일과 프랑스마저 금융위기에 감염되는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후자의 경우에는 유로화는 붕괴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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