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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잠든 사이>, 욕망과 야심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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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잠든 사이> 27회 SBS 월-금 저녁 7시 15분
분만 당시 의료사고로 쌍둥이를 잃고 식물인간이 된 여자. 그 여자가 누워있는 사이 그녀의 남편을 빼앗아 결혼한 또 한 여자. 더구나 그녀는 문제의 의료사고를 직접 일으킨 의사다. 이쯤 되면 모든 걸 잃은 여자가 복수를 다짐하기에 충분한 사연이다. 이 드라마의 큰 틀은 신영(이영은)이 식물인간 상태에서 기적적으로 회복한 뒤, 자신의 삶을 망가뜨린 현성(오윤아)에게 벌이는 복수극이다. SBS <아내의 유혹> 이후 복수극은 저녁 시간대 일일드라마에서도 대세가 되었다. 하지만 <당신이 잠든 사이>는 그 넘치는 복수의 드라마들 가운데서도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려는 나름의 노력을 가한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복수극이면서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할이 명확하게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누군가에게는 가해자이며, 또 다른 이로부터는 고통을 당한다. 저마다 부여된 개인의 절절한 사연과 이들이 서로 물고 물리는 복수의 코드가 이야기를 단선적이지 않게 만든다.

가령 가해자인 현성은 과거 신영의 남편 민준(최원영)과 목숨처럼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그녀를 차지하고 싶어 하는 재벌2세 혁진(이창훈)의 음모에 의해 강제로 헤어진 아픈 경험이 있다. 그 이후로 웃음을 잃고 혁진의 집착에 의해 불행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그녀에게도 자신은 삶의 피해자라 외칠만한 고통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은 혁진도 마찬가지다. 현성을 빼앗기 위해 민준의 인생을 짓밟고 현성까지 불행하게 만들지만, 그에게도 어머니에 대한 아픈 기억과 민준의 아이를 가진 채 자신을 속이고 결혼한 아내 때문에 굳어진 상처가 존재한다. 가장 전형적인 악녀라 할만한 신혜(강예솔)조차 그녀의 삶을 통째로 뒤흔들었던 아픈 과거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모든 인물들에게 저마다 짊어져야할 고통을 준 것은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들지만, 다른 한편으로 시청자들이 뚜렷하게 감정이입할 인물이 없다는 약점이 되기도 한다. 추후 이야기의 중심이 될 신영의 복수를 화끈하게 밀어붙이고 싶은 욕망과 뭔가 다른 복수극을 보여주겠다는 야심 사이에서 앞으로 제작진은 어떤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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