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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글렌 "환경안보 시대의 해답은 집단지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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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글렌 "환경안보 시대의 해답은 집단지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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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죽은 '빈 라덴'보다 인류를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환경 분쟁'일 것이다.

제롬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절반 가량이 이 놈 때문에 지독한 위험에 빠졌다. 아프리카, 중동, 라틴아메리카 등에서 25년 넘게 평화만을 위해 뛰어 온 국제 비정부기구 인터내셔널 얼러트(International Alert)가 발표한 보고서 'A Climate of Conflict'(2007)는 '기후 변화' 때문에 무장 분쟁이나 정치적 불안에 마주하게 될 나라와 인구 수가 전 세계의 절반인 102개국, 39억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20세기 중반 이후 일어난 무장 분쟁 가운데 90%가 보존 필요성이 큰 생물다양성 지역에서 일어났다.
이런 위협에서 지구촌을 살릴 해답은 없는 것일까. 30년 넘게 미래와 관련된 각종 정부 기구, 국제 기구, 민간 기업 등에서 일해 온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롬 글렌 회장이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생존을 위한 '환경안보'(Environmental Security) 시대의 해답은 많은 사람이 머리를 맞대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에 있다는 것이다. 오늘 지식의 키워드는 바로 '환경안보'와 '집단지성'이다.

◆이젠 '환경안보'의 시대 = 세계미래포럼(회장 이영탁) 주최로 12일 오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23회 미래경영콘서트'에 특별 연사로 초청된 제롬 글렌 회장은 이날 '미래시대와 환경안보'를 주제로 연단에 섰다. 환경과 안보가 어떤 관련이 있는 지를 설명하려 그가 꺼내든 건 태평양연구소(Pacific Institute)의 자료였다. 이 연구소의 '물 분쟁 지도'(Water Conflict Chronology Map)에 따르면, 지난 25년 동안 전 세계에서 물과 관련해 일어난 분쟁은 100개를 훌쩍 넘어섰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이젠 평화 유지를 위해 '환경'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며 "생존을 위해 '환경안보'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환경안보의 개념을 이루는 세 가지 구성요소를 설명했다. 환경안보는 첫째로 환경에 대한 군사 피해를 막고 이를 회복하는 것, 둘째로 환경문제 때문에 일어나는 분쟁을 막고 이에 대응하는 것, 마지막으로 환경 그 자체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다
◆인구집중, 국가실패 등 환경안보 위협요소 많아 = 제롬 글렌 회장은 "전 세계에 분쟁을 불러오는 것은 물의 위기만이 아니다"라며 "식량 위기, 에너지 위기, 자연재해, 인구 집중, 사막화, 국가 실패 등도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위험 요소가 된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이어 "식량 위기나 에너지 위기 등과 같은 국가 위험 요소가 지금 이대로 계속 된다면 정치, 경제, 환경 난민의 수는 계속해 늘어날 것"이라며 "난민의 수가 늘어나면 이주 등으로 인해 환경안보가 더 불안해지기 마련"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가 환경안보를 위해 하는 노력은 극히 적다고 말한 그는 "환경 관련 조약이나 협약 가운데 환경이나 자원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건 전체의 4분의 1도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만큼 환경안보를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 사이에 환경안보를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그 예로 1993년부터 2009년까지 있었던 핵 관련 불법 거래 1784건, 늘어나는 쓰레기, 나노 기술의 위험성, 새로운 종류의 무기 등을 들었다.

◆환경안보 시대의 해답은 '집단지성'= 환경안보 시대에 대응하는 해결책으로 제롬 글렌 회장이 내세운 건 다섯가지다. 첫째는 '집단지성'이다. 제롬 글렌 회장은 "인류의 생활을 더 낫게하는 도구, 기구, 방법 등이 늘어나는 한편 글로벌 문제의 복잡성이나 그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개인이나 국가, 기업 등이 개별적으로 해답을 찾을 것이 아니라 이들 모두가 가진 지식을 한 데 모아 해결책을 찾는 집단지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둘째는 바닷물로 농사를 짓거나 태양열을 이용하는 등 환경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 셋째는 평화 관련 조약이나 협약에서 환경이나 자원이 중요한 문제가 돼야 한다는 것, 넷째는 홍수나 기근, 태풍 등 큰 규모의 재앙이 닥쳤을 때 국제적 공조를 기반으로 대응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제롬 글렌 회장이 전한 마지막 해결책은 미국과 중국에 있었다. 올해 1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을 만났을 때 '전략적 신뢰를 심화하자'고 말했는데, 이 전략적 신뢰가 환경안보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미국과 중국이 이에 대한 합의를 한 뒤에는 다른 주체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제롬글렌= 전 세계 미래학자들이 매년 더 나아간 '미래'를 전망하는 '유엔미래보고서'. 이 보고서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제롬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은 '유엔미래보고서'를 발간하는 주역이자 물 부족, 에너지 부족 등 미래 환경 과제를 연구하는 유엔미래포럼의 창립 멤버다.

그는 미국 아메리칸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안티오크 대학에서 사회학(미래학 과정) 석사 과정을 밟았으며, 매사추세츠 대학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30년 넘게 미래와 관련된 각종 정부 기구, 국제 기구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현재는 유엔미래포럼 회장과 세계미래의회 의장을 맡고 있다. 1993~2003년엔 미래연구방법 편집자로 활동했고, 뉴욕타임즈와 일본경제신문 등에 미래학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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