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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전문가에게 혁신학교의 방향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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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학교혁신의 선배 격인 유럽의 혁신학교 전문가들이 한국을 찾았다. 11일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열린 '학교혁신 국제 심포지엄'에 참가한 독일 헬레네랑에 학교, 핀란드 라또까르따노 학교, 스웨덴 푸투룸 학교 교장과 교사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성공사례를 발표하면서,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한국의 혁신학교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들이 발표한 사례 중에는 90분 동안 연속으로 수업하는 '블록수업제'와 같이 이미 한국에 적용된 수업방식도 있었고, 1~9학년까지 함께 공부하는 '무학년제'처럼 아직은 생소한 제도도 있었다.

◆독일 헬레네랑에 학교
5학년~10학년(10~16세) 학생들이 다니는 중등 종합학교다. 2001년에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연구 결과, 독일 전국 평균은 물론 핀란드나 한국 등 과목별로 가장 높은 성취를 보인 나라들보다도 뛰어난 점수를 얻어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알베르트 마이어 교장

알베르트 마이어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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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입학부터 졸업까지 같은 교실에서 같은 선생님에게 배운다. 5~7학년에는 2명의 학급 담임교사를 배정하고, 그 중 한 명이 10학년까지 계속 담임을 맡는 식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교사들은 학생들의 강점과 재능 그리고 잠재성을 파악할 수 있고, 학생 개개인과의 강한 연대감을 형성하는데 충분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학생과 교사의 관계뿐만 아니라 수업에서도 '선택과 집중'원칙이 적용된다. 헬레네랑에 학생들은 하루에 3명의 선생님과 수업한다. 45분 수업을 여섯 번 듣는 대신 90분 수업을 세 번 듣는 것이다. 90분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학습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실제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매일 3명의 교사만 만나면 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교사 입장에서도 질적으로 우수한 학교생활이 가능해진다. 이 교실에서 저 교실, 이 과목에서 저 과목을 45분 수업시간에 맞춰 서두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핀란드 사투 혼킬라 라또까르따노 종합학교 교장
유치원생부터 의무교육 연령(1~9학년)의 학생 580여 명이 다니는 종합학교. 무학년제(혼합연령, non-graded)를 통해 교수-학습 패러다임의 본질적인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학교다.

사뚜 혼칼라 교장

사뚜 혼칼라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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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의 특징인 무학년제 수업을 설명하는 가장 적합한 키워드는 '차별화'와 '유연성'이다. 학생들은 1~9학년이 아닌 하나의 학습그룹에 속하며, 학생 그룹은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로 구성된다. 학생들은 학습 과정이 느리거나 부진하다는 이유로 유급되지 않으며, 어려워하는 부분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도록 지도 받는다. 학생 평가는 비교평가가 아닌 각자 수립한 목표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해당 목표를 달성하면 새로운 목표를 다시 설정하도록 도와주고, 실패할 경우 새로운 방법이나 지원을 마련한다.

사람들의 의심과는 반대로 무학년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행동과 학습결과는 전반적으로 향상되었다. 학생들은 더 많은 노력과 끈질긴 학업태도를 보였다. 특히 일반학교와 비교할 때 남학생들이 더욱 좋은 결과를 보였다. 이는 개개인마다 학업 속도가 다른 학생들이 유연한 수업을 통해 최대한 많은 것을 얻는 데서 비롯한 것이다. 또 평균 수준의 학생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학업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스웨덴 푸투룸 학교

'미래'라는 의미를 가진 스웨덴어(Futurum)에서 따온 푸투룸 학교는 '학교 안의 작은 학교(unit)'라는 모델로 운영된다. 총 880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고, 교직원은 98명이다. 푸투룸에는 6개의 작은 학교가 있으며, 각각 모든 나이대의 학생 160여명과 교사 1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은 학교 안에서 유치원부터 5학년까지의 하급반, 6학년부터 9학년까지의 상급반으로 나눠 운영한다.

한스 알레니우스 교사

한스 알레니우스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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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투룸에는 '내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요?'라고 묻는 학생은 찾아볼 수 없다. 교사들은 조언자 역할을 하며 필요한 경우가 아닌 이상 침묵을 지킨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매일 아침 학생들은 멘토링 그룹 친구들과 함께 멘토 교사와 25분간 만난다. 멘토링 그룹은 나이가 다른 학생들 12~15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침마다 학생들은 교사들과 함께 해야 할 공부의 양을 스스로 결정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책임이 있다.

그가 시작단계인 한국의 혁신학교에 주는 조언은 이런 것이다. 우선 개혁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교사에게 충분한 시간을 줘야한다. 개혁을 시작할 때에는 '마치 말에 올라탄 것 같다'고 말하는 교사들이 있다. 한 단계씩 나아가려 해도 학교 현장에서는 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진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교육을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인정하고 차근차근 진행해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고찰하고 반성하는 것은 필수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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