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천시에 따르면 현대제철 인천공장은 지난 2003년부터 인천 서구 소재 가좌하수종말처리장에서 오폐수를 정화한 하수처리수를 공급받아 공업 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물부족 시대를 맞아 대체 수자원 개발 및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하수처리수의 재이용을 권장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에 따른 혜택이었다.
이로 인해 현대제철 인천공장이 절약한 상수도 요금은 지난 2010년 기준 연간 33억 여원 등 8년간 최소 200억~3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실제 2002년 1년간 현대제철 인천공장이 쓴 상수도 사용량은 447만6940㎥에 달했지만 하수처리수 사용 이후인 2003년엔 3분의 1 수준인 157만4841㎥로 줄었다.
문제는 현대제철 인천공장이 하수처리수를 갖다 쓰면서 한 푼도 돈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수처리수도 시민 세금이 들어간 공공재이니 요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지만 현대제철 인천공장 측은 부정적이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총무팀장은 "적법하게 물을 공급받고 있으며, 하수처리수를 재활용하기 위해 100억 여 원의 관련 시설 설치ㆍ유지보수 비용을 지불했다"며 "물 값을 내라는 요청을 받은 적도 없으며, 놔두면 버리는 방류수를 가져다 쓰는 데 돈을 내라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인천시도 이를 방치하고 있다. 인천시는 "최종 재처리 여과 시설을 갖추지 못해 요금을 받을 수 없다"며 현대제철 인천공장의 '무임 승차'를 방관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와 인천시의회 등은 정반대다. 환경부는 최근 인천시의 관련 질의에 "하수처리수를 그대로 공급하더라도 요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인천시의회도 오는 6월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에 맞춰 관련 조례를 제정해 하수처리수 재이용시 요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조례 제정을 주도하고 있는 허인환(동구1) 시의원은 "현대제철은 이미 자체 시설 설치ㆍ관리비 회수는 물론 연간 수십억원의 이득을 보고 있을 것"이라며 "오폐수를 정화해 하수처리수를 만드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데, 그 물을 가져다 쓰려면 최소한 생산 원가 정도는 부담해 주는 게 기업의 사회적 도리"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 인천공장은 "남는 하수처리수 일부(하루 2000㎥)를 인근 임광토건 소유 골프장에 판다는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골프장 자체적으로 하수처리수를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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