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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내 해외 석유업체 정부군·반군에 '양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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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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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리비아 내전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 진출한 해외 석유회사들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측과 반정부군 어느 쪽 끈도 놓지 못한 채 사태의 향방이 좀 더 명확해지기만 기다리는 형국이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리비아는 지난해 하루 석유 생산량이 165만 배럴로 북아프리카 최대 석유 생산국이다. 리비아에서는 석유 외에도 하루 수십만 배럴의 천연가스와 다른 액화 석유류가 생산되고 있다.
리비아에서 아직 개발되지 않은 석유 매장량은 440억 배럴로 추산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석유회사 OMV는 오래 전서부터 이런 리비아를 석유의 보고로 간주해왔다. 최근까지만 해도 OMV는 하루 생산량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3만3000배럴을 리비아에서 얻었다. 그러나 내전이 격화하면서 주력 지점인 리비아 동부 샤테이라 유전지대와 기타 지역에서 들어오던 석유는 뚝 끊긴 상태다.

이탈리아 업체 에니는 지난 수년 동안 카다피 정부 측에 협력하면서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가 운영하는 자선단체를 후원해왔다. 그러나 에니의 파올로 스카로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카다피 측과 관계를 단절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이탈리아의 프랑코 프라티니 외무장관은 “에니가 카다피 아닌 리비아 국영 석유회사와 손잡은 한편 반군 측과도 대화 중”이라고 말했다.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최근호(18일자)에서 에니의 리비아 내 생산활동이 대부분 중단됐지만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물론 카다피가 권좌에서 쫓겨나지 않고 정권을 유지할 경우에 대비한 보험용이다.

다른 나라 석유회사 대다수는 리비아 중부나 동부에 유전을 확보해놓았다. 그러나 에니는 주로 서부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얻고 있다. 서부라면 카다피의 권력이 미치는 지역이다.

에니는 트리폴리 서안의 멜리타에 90억 달러(약 9조8000억 원) 상당의 첨단 천연가스 단지를 건설했다. 여기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는 지중해 바다 밑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탈리아로 공급된다. 이탈리아는 천연가스 소비량의 10%를 리비아로부터 얻고 있다.

로마 소재 IAI 국제문제연구소의 니콜로 사르토리 애널리스트는 “에니가 카다피와 반군 모두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형국”이라고 표현했다.

외국 업체 대다수는 에니처럼 일방적으로 어느 한 쪽 편을 들지 않는다. 미국 업체들, 그 중에서도 마라톤오일·코노코필립스·헤스가 특히 그렇다.

‘오아시스 그룹’이라는 합작사를 통해 함께 움직이는 이들 세 업체는 올해 1300만 에이커의 리비아 땅에서 하루 9만 배럴을 생산할 예정이었다.

리비아산 원유가 인기 있는 것은 가솔린을 만들기에 최적이기 때문이다. 리비아산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나이지리아·알제리·앙골라에서 생산되는 원유 정도다.

리비아 내전 발발 이후 다국적 석유회사들이 인력을 철수한 상태라 리비아의 석유 생산량은 현재 미미하기 그지 없는 실정이다. 셸의 경우 이집트에서 에어버스 전세기까지 동원해 리비아 주재 직원을 철수시켰다.

슐룸베르거는 300명이 넘는 인력을 고속 페리로 몰타까지 실어 날랐다. 여기에는 다른 기업 인력 30명도 포함됐다.

리비아 전문가로 미국 에너지부에서 차관보를 역임한 데이비드 골드윈의 말마따나 “리비아 사태의 불확실성으로 리비아산 석유 생산이 언제 재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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