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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단상] 박정은의 미술로 세상 읽기-샤갈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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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단상] 박정은의 미술로 세상 읽기-샤갈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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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홀한 사랑에 빠져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를 하고 있는 청년과 그의 사랑을 받으며 역시 꿈을 꾸듯 사랑에 도취되서 청년의 손을 꼬옥 잡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표현한 이 작품은 샤갈의 '산책'입니다.

작품 속 등장인물은 샤갈 자신과 그의 아내 벨라입니다. 기쁨과 환희가 넘치는 이 그림은 샤갈과 벨라가 두 사람만의 사랑을 위한 파티를 여는 듯한 축제 분위기며 그림 곳곳에 두사람의 행복한 모습들이 샤갈만의 색채와 정서로 곳곳에 가득 묻어 나 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미술학교에서 그림을 공부하고 있던 샤갈은 1909년 스물 두 살 여름에 고향 비테프스크를 방문 하게 되고 아홉 살 어린 벨라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집니다.

샤갈과 벨라는 러시아 유대인 구역에 같이 살고 있었지만 샤갈은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이었고 아름다운 미모를 가졌던 그녀는 모스크바에서 역사와 철학을 공부하고 있었던 대규모 상회를 운영하는 상류층 집안의 딸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뜨거운 사랑을 했으며 1915년 결국 신분의 차이를 뛰어 넘어 결혼하였으며 그 이듬해 딸 이다가 태어났습니다.

이 작품은 기하학적 추상미술이 시작되던 시점에 그려진 작품으로 다른 화가들이 추상화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하였을때 샤갈은 고전적인 형태로 돌아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표현하였습니다.
러시아 혁명이 1917년에 일어 났고 산책이 1917~1918년 작품이니 그림을 그릴 당시는 한참 혁명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있었을 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 샤갈은 이런 주변의 상황과는 전혀 무관한 듯 행복한 결혼생활에 젖어서 아무런 구속이나 속박없이 달콤한 사랑에 취해 하늘로 두둥실 날고 있는 사랑스런 아내와 더 없이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장면을 산책이란 작품을 통해서 묘사하고 있습니다.

'산책' 이 그림을 처음 본 순간 그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벅차오르는 가슴 뭉쿨한 감동으로 한동안 그 자리에 시간이 정지한듯 그대로 있었으며 샤갈과 벨라의 행복이 저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벅찬 감동으로 인해 제가 그림속에 주인공이 되어서 하늘을 날고 있는 듯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

그림속 인물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절 붙들었으며 그림 속에 함께 들어가 그들과 같은 꿈을 꾸며 달콤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늘하늘 거리는 원피스는 사랑을 나타내는 선명한 하트색상이며 연인들 뒤로 보이는 돔 모양의 지붕이 있는 러시아 정교회 성당은 벨라의 원피스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해주는 파스텔 핑크입니다.

이들 밑으로 보이는 도시 역시 샤갈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그의 고향인 비데프스크로 희망을 상징하는 초록색들로 채색 되어 있습니다.

또한 벨라의 손을 꼬옥 잡아주는 듬직한 샤갈이 입은 양복은 검정색으로 채색되어 있습니다.

역시 색채의 마술사 답게 동화속에 나오는 이야기의 한 줄거리를 보듯 서정적인 느낌들을 군더더기 없이 세련되고 아름답게 채색하였습니다

세상을 다 가진듯한 자심감과 샤갈의 환희에 찬 표정,그의 오른손에 쥐고있는 행복을 상징하는 파랑새, 그의 발밑 피크닉보에 놓여있는 와인잔 하나까지도 둘에서 이제는 결혼을 통해서 하나가된 행복한 부부의 모습을 여과 없이 그대로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벨라의 손을 꼬옥잡은 샤갈의 모습은 들떠있는 그의 표정과는 달리 그녀를 안정감있게 받쳐 주듯 듬직하고 반듯하게 서 있으며 그의 손을 꼭 잡은 그녀 역시 모든 것을 샤갈에게 맡기고 의지한체 평온하고 행복 가득한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하늘에 두둥실 떠있습니다.

이 그림은 두사람의 서로에 대한 신뢰와 희망찬 미래 그리고 행복으로 가득찬 자신들의 모습을 몽환적이고 세련되게 표현하였으며 작품을 보는 우리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사랑을 꿈꾸게 만드는 사랑의 힘을 보여준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박정은(미술평론가/'작은 철학자와 그림이만나면' 미술연구원 원장)www.grim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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