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야권 대선주자 가운데 1, 2위를 다투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참여당 대표에게 김해을 선거가 갖는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손 대표는 경기도와 강원도에 이어 영남지역 교두보를 마련하고 대중적인 존재감과 당 장악력을 높일 수 있다. 참여당의 승리는 유 대표의 '노무현 적자' 이미지를 각인시키면서 향후 19대 총선과 대선에서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김해을 선거가 두 유력 대선주자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게 된 이유다.
19일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로 선출된 유 대표도 24일 김해로 내려간다. 유 대표는 2기 지도부와 함께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와 면담을 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이후 보궐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김해에 상주할 계획이다. 다음 주 월요일에 예정됐던 최고위원회의를 이번 주 토요일로 앞당기고 장소도 김해로 변경했다. 참여당은 인지도가 높은 유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두 정당 모두 사활을 건 승부를 예고하고 있지만, 문제는 야권연대 방정식을 어떻게 푸느냐가 남았다. 민주당은 국민참여경선을 요구하고 있고, 참여당은 당명을 표기하지 않는 여론조사를 주장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22일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차영 대변인은 "통 큰 순천 양보에 이어 미흡한 점이 있지만, 통 크게 중재안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상이 늦어질 경우 참여경선을 위한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참여당은 중재안 수용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백만 대변인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중재안 자체가 너무 불합리하고 무책임하기 때문에 지도부 안에서도 의견 조율이 안 된다"며 "참여경선은 동원경선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도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참여당은 23일 지도부 회의를 갖고 중재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수용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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