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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취재석]4월, 상주의 푸른 잔디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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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취재석]4월, 상주의 푸른 잔디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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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4월, K리그 팬들은 따뜻한 봄 기운과 함께 상주시민운동장의 푸른 잔디를 만날 수 있을까.

상주시민운동장은 'K리그 새내기' 상주 상무의 홈 경기장이다. 1992년 완공된 경기장은 상주시의 상무축구단 유치 이후 지난 5일 인천 유나이티드의 개막전 직전까지 꾸준히 새 단장을 치렀다.
낙후됐던 선수대기실과 샤워실은 물론 인터뷰실, 사진기자실, 도핑실 등이 K리그 기준에 맞게 깔끔하게 정비됐다. 개막전 당일 경기장은 1만6400명의 만원 관중으로 들썩였고,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상주는 인천에 2-0 완승을 거뒀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지만 단 한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바로 그라운드 잔디 상태. 현재 상주시민운동장에는 4계절용(양잔디)이 아닌 한국형 잔디(고려잔디)가 깔려 있다. 고유특성상 잔디는 겨우내 누렇게 변해 버렸다.

보온을 위해 잔디 위에 모래를 깔아뒀지만 소용없었다. 개막전 당일 그라운드는 누런 잔디와 모래가 반씩 뒤섞여 있었다. 한번 밟으면 축구화 자국은 그대로 남았다. 패스 정확도나 볼 컨트롤에 어려움이 있었고 부상도 염려됐다.
허정무 인천 감독조차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앞으로 이런 경기장에서 K리그 경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상주시가 잔디 문제를 간과한 만은 아니다. 지난 2009년 6월 3억 원을 들려 한국형 천연잔디를 심었다. K리그 규정상 문제는 없었다. 야간 경기를 위한 조명탑 설치가 유일한 과제인 듯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기존 15개 구단이 참가한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는 지난해 말 상주시의 상무 유치가 결정된 뒤 잔디를 4계절용으로 바꿔줄 줄 것을 요청했다. 기존 구장과의 동일한 조건 형성과 선수들의 부상 위험 등이 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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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예산에 없던 영역이었다. 새롭게 추경예산이 확정되는 3월 중순 이후에나 예산 집행이 가능했다. 이에 5일 개막전은 어쩔 수 없이 현재 상황에서 치르게 됐다. 대신 잔디 교체를 위한 시간 확보차 19일로 예정되어 있던 성남 일화와의 홈경기는 원정 경기로 대체됐다. 상주 구단 관계자는 다음 홈경기인 4월 16일 대전전까지 잔디 교체가 완료될 것이라 자신했다.

잔디가 한 달여 만에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낙관적이다. 상주시민운동장 관리자는 "사계절 잔디는 심는 방식이 아니라 롤로 까는 방식이다. 뿌리를 내리는데 상대적으로 시간이 덜 걸릴 것"이라며 "이후로는 꾸준히 보수해 잔디가 잘 보존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예산안 통과 여부다. 상주시민운동장의 관리 주체는 구단이 아닌 지자체에 있다. 상주시의회는 14일부터 18일까지 시의회 추경예산안 심사를 시작한다. 현재 상주시민운동장 시설 개보수와 관련돼 시의회 측에 보고된 예산안은 20억 원. 조명탑 설치에 15억 원에 추가로 잔디 교체 및 유지 비용으로 5억 원이 책정됐다.

상주시청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시의회에서 추경 예산안이 통과시키면 곧바로 잔디 교체와 조명탑 설치에 들어갈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예산안이 무리 없이 통과될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기초지자체로서 예산이 그리 넉넉지 않은 탓에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

조명탑 설치에는 시의회 측도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시간적 여유도 있다. 첫 야간 경기가 열리는 5월 28일 강원전까지만 완공하면 된다. 국지성 폭우를 대비한 배수로 공사도 이미 지난 2009년 완공됐다. 결국 잔디 교체를 위한 예산안만 통과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셈이다.

잔디는 상주상무는 물론 K리그 전체를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돼야 할 부분이다. 축구에서 잔디는 온전한 경기력 발휘는 물론, 선수들의 부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몇 년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전주월드컵경기장 등의 사례를 통해 팬들 역시 잔디 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상무 유치를 통한 다양한 사회경제적 이익을 꿈꾸는 상주로선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상주시는 상무 유치로 1조 원 이상의 브랜드 가치 상승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실제로 상주는 지난 개막전에 만원 관중이 들어차며 인구 11만의 작은 '농촌도시'에 K리그 열풍을 몰고 왔다. 더불어 축구팬은 물론 전국에 '상주'란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상주에 불고 있는 K리그 열풍에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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