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기후엔 트랜스포머점퍼
-업체들 기후예측팀 구성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패션 및 유통업체들은 요즘 '날씨'에 기상청보다 더 민감하다. 날씨와 매출의 상관관계가 종전에는 '그럴 것이라는 개연성'에서 최근에는 '그렇다는 당위성'으로 바뀌는 등 '날씨=돈'의 개념이 확고해졌기 때문이다. 날씨가 그만큼 업체 매출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기상이변 등이 속출하면서 날씨와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패션업체들이 별도로 기후예측팀을 구성하는 등 날씨변화에 맞는 상품으로 '대박' 매출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빈폴맨즈 측은 올 봄 간절기 아이템으로 내놓은 겉옷의 매출이 전년대비 60% 가량 신장했다고 밝혔다. 그 중 패딩 등 내피를 탈ㆍ부착하는 점퍼의 매출이 70%를 차지했다. 패딩을 탈ㆍ부착할 수 있는 점퍼를 겨울이 아닌 봄 시즌에 기획 및 출시한 것은 예년 같으면 의외였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적절한 예측이 매출 확대로 이어진 셈이다.
코오롱 인더스트리 FnC부문(이하 FnC코오롱)및 LF 은 트렌드, 날씨 등을 감안해 생산물량을 조절하는 반응생산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MD운영팀 강신주 팀장은 "3월 들어서도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브랜드마다 날씨에 대응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면서 "1개월 이내에 상품 기획ㆍ생산 과정을 마칠 수 있는 SPA형 생산 방식을 도입하면서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면에서는 레이어드(겹쳐입기) 및 탈부착이 가능한 제품들의 물량이 대폭 늘어났다. 특히 하루에도 두 계절이 공존하는 등 변화무쌍한 날씨가 지속되자 의류업계에서는 이러한 기후를 모두 충족시키는 투웨이(two-way)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안감을 덧대거나 탈부착이 가능한 '트랜스포머' 의류, 안감을 떼면 얇은 트렌치코트로, 안감을 붙이면 야상 점퍼 스타일로 변신하는 코트 등이다.
스카프, 레인부츠 등 날씨변화에 유용한 제품들의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G마켓, 옥션 등 오픈마켓 등에서는 비에 젖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온효과도 갖춰 일교차가 큰 봄 날씨에 유용한 레인부츠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컬러풀한 색상의 레인부츠는 패션 아이템으로 신고 다니다가 갑자기 눈이나 비가 내릴 때 유용해 사계절 내내 각광받고 있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최근에 날씨변덕이 너무 심해서 레인부츠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패션 아이템으로도 인기가 많아 올 봄에는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고 설명했다.
스카프의 경우 봄을 맞아 색깔은 화사해 졌지만 실크나 린넨 등 가벼운 소재 대신 캐시미어나 울 소재를 혼방해 보온성을 높인 제품이 늘어났다.
송민찬 롯데백화점 잡화팀 선임 상품 기획자는 "화사한 색상 제품이 잘 나가며, 환절기다 보니 짧은 것 보다는 얼굴을 가릴 수 있는 긴 상품들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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