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로 이삿짐 꾸린 이씨
이씨부부가 처음 눈을 돌린 곳은 강남과 인접한 서울 성동구. 전세난에 강남에서 2억원대 전세매물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하지만 겨울철 비수기가 왔는데도 이씨부부같은 전세수요가 성동구로 몰리면서 이 지역 전세물량은 자취를 감췄다. 게다가 5000만~7000만원 가까이 올랐는데도 재계약으로 대부분 물량이 해소되면서 이씨부부는 점점 썰물처럼 밀려나가기 시작했다.
이씨부부는 결국 경기북부지역 신규 입주단지 122.83㎡ 아파트에 1억8000만원을 주고 전세계약을 마쳤다. 고양 식사지구, 파주 신도시 등에 몰린 대규모 입주물량으로 미분양이 속출했던 이 지역에 이씨부부는 불 꺼진 아파트를 밝히는 세입자가 됐다. 이씨 아내는 평수가 넓어 관리비도 많을테고 매일 서울로 출·퇴근해야 하는 일도 까마득하다고 걱정이다. 이씨는 신혼에도 '헌 집'에 살다가 드디어 '새 집'에 살게 됐으니 전세난에 고마워해야 할 지 마음이 씁쓸하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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