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충청도 두메산골에서 중국집 주방장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장터에서 노점을 하며 '메리야스'를 파셨다. 어렸을 적 학교에서 아이들이 자장면 냄새가 난다고 놀림을 받았다. 두 분은 착실히 일하셔서 결국에는 아버지는 중국집을, 어머니는 포목상을 하셨다. 3선 국회의원, 최연소 과학기술부 장관, 네트워크 치과 대표원장이라는 호사스런 타이틀 뒤에 나는 항상 가난을 달고 살았다.
고통이 숲을 만든다. 젊은 시절 대학에서 제적당하고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봤던 그 고통이 내 삶의 한 순간, 순간에 배어 있다. 제 귀를 도려낸 고흐처럼 존경받는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면 시련과 고통이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조앤 롤링은 정부의 지원을 받고 살았던 이혼녀다. 애플사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두 번의 암투병을 견디면서도 아이폰을 출시해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 일대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 최고의 미디어 갑부이자 방송인인 오프라 윈프리는 14세의 나이에 성폭행을 당하고 임신과 유산을 겪었다. 또한 그녀는 눈물이 많고 뚱뚱하다는 이유로 지방 방송에서 해고됐다.
고통을 희망으로 승화시키는데 나이도 중요치 않다. '열정과 희망을 살리기엔 나는 좀 늦은 게 아닐까' 생각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작할 타이밍이다. 재일 교포 출신으로 일본 최고의 부자가 된 소프트뱅크사의 손정의 회장은 28세였던 1982년 5년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가 5년을 절망으로 보냈다면 나스닥재팬 설립 등 각종 신화는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정주영 회장은 현대중공업을 58세에, 이병철 회장은 삼성반도체를 73세에 만들었다. 레이 크록은 53세에 맥도날드를 만들었으며, 삼국지의 조조는 54세에 적벽대전에 출전했다. 영화로 만들어진 세계적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을 쓴 J.R.R 톨킨은 발표 당시 62세였다. 미켈란젤로가 가는 세월을 탓하며 좌절하고 있었다면 그가 71세에 그린 '시스티나 성장의 천장화'인 '천지창조'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좌절할 때도 있을 것이고, 좌절에서 오는 고통이 거대한 숲을 이루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고통의 숲이 바로 성공을 만들고, 미래를 여는 발판이 된다는 사실이다. 2011년 신묘년이 서서히 밝아온다. 좌절을 딛고 희망의 씨앗을 싹틔우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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