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모씨는 집에 소장하고 있던 민화작품을 올 3월 서울옥션에서 진행하는 오프라인 경매에 내놨다. 고양이가 새를 물고 있는 조선시대 후기 작자 미상의 묘작도였다. 비슷한 민화작품 가격들을 참고해 추정한 가격은 100만~200만원 수준이었지만 경매결과 낙찰된 금액은 3100만원으로, 추정가의 31배의 수익을 얻을수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냉각됐던 미술품 투자시장에 훈풍이 감지되고 있다. 유명 화가 작품에나 접근할 수 있는 큰 손의 향유물에서 벗어나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참여하고 수익을 낼 수도 있는 대중 재테크의 영역으로 진입하면서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문화에 대한 욕구가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관련 교육들도 늘어나면서 올해 바닥을 통과했다는 시장 지표도 나오면서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림을 구입하겠다는 중산층들의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고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그림'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점이 사례로 증명되고 있다.
국내 그림가격지수인 KAPIX(카픽스) 기준으로 봤을때 올 상반기는 지난해 대비 9% 가격상승을 보이고 있고, 유화만을 대상으로 하면 5% 가격상승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과 2007년 동안 63% 오른 그림가격은 2008년과 2009년 각각 30%, 28%씩 하락하다가 올들어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KAPIX는 낙찰된 작품수가 많고 낙찰총액이 높으면서도 지명도가 높은 작가 50명의 낙찰작품들을 중심으로 지수화한 수치다. 작가 중에는 박수근, 이우환, 김환기, 이대원, 김종학 등이 있다.
대표적인 국내 양대 경매회사의 낙찰률과 낙찰총액을 보면 지난해보다 올해 상황이 나아졌음을 살펴볼수 있다. 미술품 경매회사로 점유율 가장 높은 서울옥션의 지난 2008년 낙찰률과 낙찰총액은 각각 66%, 696억원이다가 2009년들어 각각 73%, 388억원이었다. 낙찰률은 올랐지만 낙찰총액 규모는 거의 반토막난 수준이었다. 올 상반기들어서는 낙찰률 72%, 낙찰총액 262억원을 기록중이다. K옥션의 경우도 2008년 낙찰률 68%, 낙찰총액 358억원에서 2009년 70.5%, 210억원의 성적을 보이다가 올들어 11월 초 현재까지 70.8%, 232억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에서 그림시장과 관련된 특별한 악재가 없는 이상 더이상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V자형 회복까지는 어렵겠지만 바닥인 현재 시점에 보유를 하고 감상하면서 소장하다가 시장상황이 나아질때 매도에 나서는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또 미술시장 자체가 기타 다른 상품과는 상대적으로 장기적인 흐름을 지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서 투자해야한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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