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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의 소비패턴 '막판 일분'..우유부단·귀차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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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의 소비패턴 '막판 일분'..우유부단·귀차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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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영국의 소매금융업체 중 하나인 퍼스트 디렉터가 최근 공개한 조사 결과, 영국인들은 구매하기 전 미리 계획을 세워드는 것을 싫어하는 '귀차니즘'으로 매년 약 400만원을 낭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코트라에 따르면 영국인들은 자동차 주유에서부터 피자를 주문하는 것까지 모든 상품구매에서 매년 평균 400만원을 불필요하게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낭비는 사전계획보다는 급히 필요한 시점에 구매하는 이른바 '막판까지 미루기'식 소비행태 때문으로 분석됐다. 영국의 IT 시장 초고속 성장기에 가장 성공한 기업이 라스트 미닛 닷컴인 것을 볼 때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코트라는 전했다.

라스트 미닛 닷컴은 영국에서 최초로 시도된 인터넷 비즈니스모델로 호텔, 항공편, 식당 등 사전에 예약하는 것이 필수인 상품을 마지막까지 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막판'에도 값이 저렴한 숨은 할인상품을 알선해주는 사이트다. 영국 IT 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닷컴벤처로 꼽힌다.

영국인들이 막판구매로 낭비하는 돈은 일주일에 약7만8000원 정도로 나타났다. 영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71%가 "구매계획 없이 필요할 때마다 구매한다"고 답했으며, 이들은 또한 "이 때문에 불필요하게 돈을 낭비한다"고 스스로 인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이 남성보다 충동구매 성향이 더욱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매를 위해 사전계획을 세우지 않는 남성은 68%인데 반해 여성은 74%.

조사대상 연령대 중 가장 충동구매 비율이 높은 연령층은 45세 이상으로 이들의 76%가 '막판소비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인들이 막판까지 구매를 미루고 나중에 후회한다는 상품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들은 ▲식재료 ▲선물 ▲휘발유 ▲여행 관련용품 ▲비행기·기차 표 ▲특별한 날 입을 외출용 옷 ▲보험 등이다.

이들 중에서도 가장 영국 소비자들이 구매결정을 미루게 되는 상품으로 꼽은 것은 바로 '특별한 날 입을 외출용 옷'으로 꼽혔다. 남녀 모두 같은 비율로 답했으나 구매활동 후에는 남성보다 월등히 높은 비율의 여성이 구매를 어려워한다고 답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여성 둘 중 하나는 옷을 사러 쇼핑을 나갈 때 무엇을 살지 계획이 아예 없이 나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28%가 옷을 입고 외출하기로 한 당일 완전히 만족하지 않더라도 옷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6%는 이 때문에 지출비용 대비 만족도가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여긴다고 답했다.

영국인 10명 중 4명(37%)은 매일 저녁식단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며 저녁 식사차릴 시간이 다가오면 그때 장을 보러 나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부분 퇴근길에 들를 수 있는 비싼 소형 상점에서 급한 대로 장을 보기에 주말 등 여유시간에 대형할인점에서 미리 식재료를 구매해두는 사람들에 비해 매년 81만원 더 지출했다.

운전자 4명 중 한명(23%)은 자동차 주유를 위해 기름이 떨어진 시점에서 눈에 보이는 가장 가까운 주유소를 들르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연간 낭비되는 금액은 약 31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34%는 "기름을 넣고 보니 바로 옆에 더 싼 주유소가 있더라"고 답했다.

비행기나 기차 표 구매에는 평균 약 180만원을 낭비하며 연극, 영화 관람 등으로 외출할 때마다 미리 예약하는 것에 비해 약 61만원을 낭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트라 관계자는 "영국인들의 이 같은 소비패턴에 대해 현지의 일부 언론들은 영국의 소매경제를 지탱하는 힘이 영국인의 귀차니즘(laziness)이었다며, 영국인의 저조한 저축률이 하나의 생활습관으로 굳어졌다고 분석했다"면서 "이는 영국 복지사회정책 때문에 그간 저축보다 더 믿을 만한 사회 안전 장치가 있어 저축 없이도 안심하고 살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영국인이 구매계획을 꺼리고 마지막까지 미루는 것은 절약에 무관심해서라기보다 결정에 신중한 측면도 있다"며 "구매할 때 소비보수성의 영향을 받거나 선택에 신중한 나머지 최상의 만족을 이룰 때까지 미루는 '우유부단' 성향이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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