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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수능 EBS연계출제에 숨어있는 속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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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수능이 치러진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의 스타는 단연 EBS 강사들이었다. 시험분석을 위해 10명이나 교육과학기술부에 파견왔다. 그들은 하루 종일 취재기자들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70%로 공언한 EBS 연계출제 덕분이었다. 그 바람에 교과부 최고위직인 인재정책실장은 하루 종일 자신의 방을 비워줘야 했다.

기대한 약속은 지켜졌다. 연계율은 언어 영역 72%를 시작으로 모든 과목에서 70% 이상이었다. 언어와 외국어 영역에선 EBS 교재의 지문이 그대로 나오는가 싶더니 수리에선 EBS 파이널 교재 문제를 살짝 비튼 문항이 1, 2등급을 가를 고난이도 문제로 간택되기도 했다.
물론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달랐다. EBS 교재에서 많이 본 친숙한 문제들이었지만 막상 문제를 풀려고 하니 쉽지 않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기자실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난이도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하지만 숨겨진 핵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이날 시험은 7차 교육과정의 마지막 수능이었다. 교육계는 지금 2014학년도 수능개편안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문제 유형에도 변화가 생기고 과목선택도 줄어드는 등 2014년까지 수능 개편이 마무리 된다.
개편의 핵심 방향은 한 번 보는 수능을 2차례로 늘리고 과목 선택을 통해 수능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교과부 고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문제은행식 수능 시험을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번 EBS 연계 출제는 사실상 문제은행으로 가는 징검다리라는 이야기다. 이를 감안해서인지 수능 출제본부는 연계출제된 문제라도 변별력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후문이다.

도입된지 17년이 넘어가는 수능은 지식정보 사회를 맞아 그 수명을 다해가는 듯 하다. '아이폰'을 따라 만들 수는 있어도 '아이폰'을 먼저 만들어낼 인재가 없다는 고민이다. 수능의 힘을 빼고 학생의 숨겨진 재능을 다양하게 평가하려는 입시제도의 도입을 거스를 수 없는 이유다.

최근 연세대는 내년에 수능과 내신을 전혀 보지 않고 30명을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입학사정관제까지 도입된 마당에 대학들의 행보는 보폭이 크다.

점점 힘을 잃어가는 수능의 미래를 감안할 때 이런 '30명'을 어떤 방식으로 뽑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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