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앤디 시에 “美 양적완화로 2년뒤 위기 온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정책으로 세계 경제가 2012년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양적완화는 달러 절하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하며 인플레이션만을 야기, 미국 및 세계 시장의 마비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앤디 시에 전(前)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 칼럼을 통해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는 다른 국가의 경쟁적인 양적완화를 불러올 뿐”이라면서 “이로 인해 특히 유가가 급등하게 되면, 미국 정재계 지도자들은 또 다시 돈을 찍어 낼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미국의 경기 부양책은 실패했으며 이는 정재계 지도자들의 주장처럼 중국의 잘못이 아니다”면서 “세계 경제가 치유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성급한 정책보다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앤디 시에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사람들이 여전히 리더로 자리 잡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들의 시각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다음은 그의 칼럼 일부분이다.

티미시 가이트너 장관과 같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있으면 세계의 종말이 머지 않았음을 느낀다. 현재 부유층은 금 사재기에 혈안이 돼 있다. 양적완화의 아수라장이 닥쳐 통화 가치가 사라진다 해도 그들은 여전히 부자로서 행세할 것이다.
미국 정재계 지도자들의 말을 듣고 있자면 중국이 모든 잘못의 원흉이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 침체는 중국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미국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의 근원이며 ‘양적완화 전쟁’의 시초다. 미국은 1929년 이래 어마어마한 금융버블을 만들어 온 반면 이를 저지할 수 있는 제재 수단은 폐지해 왔다. 그 결과 미국 경제는 침체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들 지도자들은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빠른 경제 회복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빠른 치유’는 불가능하다.

미국은 빠른 치유를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확장정 재정정책을 펼쳤다. 이른바 케인즈주의적 ‘충격과 공포 요법’이다. 그러나 남은 것은 국내총생산(GDP)대비 10%에 이르는 재정적자와 10%에 육박하는 실업률뿐. 실업률의 경우 불완전 고용과 취업 포기자를 포함할 경우 20%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부양책은 실패했다. 그렇다면 ‘왜’ 실패한 것일까?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라면 “경기부양책 규모가 충분치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는 재정적자가 GDP대비 20%에 이르고 추가 양적완화가 시행됐을 경우에도 여전히 ‘충분한’ 경기부양책을 외치고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크루그먼이 틀렸다는 것은 영원히 입증할 수 없다.

두 번째로는 ‘경제가 회복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거대한 버블이 붕괴되면 어떤 경제도 빨리 회복할 수 없다. 버블 시기, 경제적 자원들은 뒤죽박죽돼 버렸는데 특히 고용시장에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할 경우 제자리를 잡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경기부양책은 경제를 잠깐 동안 굴러가게 할 수는 있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져오지는 못한다.

‘모든 것은 중국의 잘못’이라는 해석은 미국 정재계 지도자들의 시각이다. 미중 무역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것이 중국의 잘못일까? 애플의 경우 모든 아이폰을 중국에서 제조한다. 생산비용이 저렴하기 때문. 중국에서 만들어진 애플 제품의 마진율은 30배 이상이다. 중국 현지 설비를 이용하는 다른 제조업체들의 마진율 역시 3~4배 수준이다.

가이트너 장관으로 대표되는 사람들은 위안화 절상이 이뤄지면 미국 업체들이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재이전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임금은 중국보다 10배나 높다. 그렇다면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10배로 절상시켜야만 이와 같은 일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사실 위안화는 상당히 고평가 돼 있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통화 공급은 12조위안에서 70조위안으로 6배 이상 급증했다. 어떤 통화도 이와 같은 양적 팽창 후 절하를 피할 수 없다. 특히 막대한 유동성이 유입된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된다면 자금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게 되고 통화는 절하될 수밖에 없다. 2년 안에 이런 사태를 목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또한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를 문제 삼고 있다. 경상수지는 저축에서 투자를 뺀(경상수지 = 총저축 - 투자)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중국의 불충분한 투자 또는 과도한 저축이 경상수지 흑자를 만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투자 규모는 GDP의 40% 이상이기 때문에 투자는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과도한 저축이 문제라는 얘기. 그러나 중국의 가계 수입은 GDP의 40% 미만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놀랄만한 저축액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이는 중국의 사회적 특성에서 비롯된다. GDP에서 정부 부문은 세금, 수수료, 독점적 국영기업 그리고 부동산 판매로부터 수입을 얻고 있다. 특히 부동산 판매는 GDP의 14%를 차지한다. 부동산 매매는 GDP를 계산할 때 투자로써 고려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만약 부동산 가격이 정상화된다면 즉, 절반으로 하락한다면, 7% 늘어난 가계 소득 중 저축률(약33%)을 제한 약 5%는 지출(투자)로서 환원된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올해 예상치 4.7%)를 상쇄할 수 있는 규모다.

회색수입(음성적 소득) 역시 중국 경상수지 흑자를 야기하는 핵심 요인이다. 회색수입은 중국에 만연돼 있어, GDP의 1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수입은 통상 외국으로 빠져나갔으나 달러 약세와 중국 부동산 가격의 급등으로 최근에는 중국에 머물러 있다. 이와 같은 부패를 타파하지 않고는 중국 경상수지 흑자 문제는 영원히 풀릴 수 없다.

핫머니도 문제. 해외 거주 중국인들은 핫머니의 온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 자산의 대부분은 달러이거나 중국 부동산이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그들은 중국 부동산에 돈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핫머니는 언제나 자산 버블을 유발하는데 중국 역시 예외일 수 없다.

현재 미국 정재계 지도자들은 빠른 경제 회복을 위해 달러 절하를 원하고 있다. 만약 위안화, 엔, 유로 등 주요 통화의 가치가 절상된다면 미국 경제는 침체를 탈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영국, 한국, 브라질 등 어떤 나라도 미국의 이와 같은 계획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시작한 양적완화는 전 세계로 번져나갈 것이며 당연히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급등한 유가가 주택 가격 하락과 고실업률로 고통받고 있는 미국민들을 덮친다면 미국 지도자들은 또다시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 것이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미국이 추가 양적완화를 시행하면 전 세계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정치 불안정으로 나아갈 것이다. 또 다른 글로벌 위기는 시간문제일 뿐. 첫 번째 도미노는 채권 시장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 미국이 또 다시 달러를 찍어낸다면 달러의 가치가 급락, 달러는 종잇조각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이미 세계 경제는 2012년 또 다른 경제 위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조해수 기자 chs900@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자동차 폭발에 앞유리 '박살'…전국 곳곳 '北 오물 풍선' 폭탄(종합) 하이브, 어도어 이사회 물갈이…민희진은 대표직 유임 (상보) 김호중 검찰 송치…음주운전·범인도피교사 혐의 추가

    #국내이슈

  • 중국 달 탐사선 창어 6호, 세계 최초 달 뒷면 착륙 트럼프 "나는 결백해…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버닝썬서 의식잃어…그날 DJ는 승리" 홍콩 인플루언서 충격고백

    #해외이슈

  • [포토]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현충일 [이미지 다이어리] '예스키즈존도 어린이에겐 울타리' [포토] 시트지로 가린 창문 속 노인의 외침 '지금의 나는 미래의 너다'

    #포토PICK

  • 베일 벗은 지프 전기차…왜고니어S 첫 공개 3년간 팔린 택시 10대 중 3대 전기차…현대차 "전용 플랫폼 효과" 현대차, 中·인도·인니 배터리 전략 다르게…UAM은 수소전지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심상찮은 '판의 경계'‥아이슬란드서 또 화산 폭발 [뉴스속 용어]한-UAE 'CEPA' 체결, FTA와 차이점은? [뉴스속 용어]'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속도내는 엔씨소프트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