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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한포기라도" 金추 찾아 동분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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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아~배추요. 얼마나 가능한가요? 물량 있는대로 확보해 주세요."

지난달 30일 오후 전남 화순의 한 배추농가. 김동현 신세계 이마트 채소바이어는 20분째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상대는 전날 찾았던 강원도 삼척지역의 한 농가였다. 김 바이어는 이날 오전에도 배추 물량 확보를 위해 전남 무안 일대를 찾아다녔다.
"배추 때문에 요즘은 휴대폰 배터리가 2개라도 모자랍니다."

김 바이어는 이번주 들어서만 강원도와 전라도, 경상도 등 배추가 있는 곳이면 전국을 샅샅이 누비고 있다. 날씨가 점점 서늘해지면서 재배지가 늘어나자 김 바이어의 발길은 더욱 분주해졌다.

그가 이처럼 '동분서주'하는 것은 최근 가격이 급등하면서 1포기에 1만원대를 훌쩍 넘어선 '금(金)배추'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는 특히 올해 김장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욱 마음이 바빠진다고 했다.
"가정의 한해 농사인 김장을 배추값 폭등으로 못한다면 큰일이지요. 그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한 포기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매일 뛰고 있습니다."

배추는 대략 70일 가량의 재배기간을 거친다. 지금부터 배추 확보에 나서지 않으면 11월 중순이후 본격적인 김장철에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김 바이어는 요즘 점심을 거르기 일쑤다. 이날도 대충 끼니를 때운 뒤 배추 밭에 들어가 배추상태를 확인하고 또 다른 산지로 발길을 옮기는 그의 모습은 마치 물가에 내놓은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 같았다.

같은 시각 홈플러스 채소팀 바이어들이 하나 둘씩 강화도 모 펜션에 모여들었다. 내년도 사업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이곳에서의 화두 역시 배추 등 최근 급등한 채소값이었다. 김경영 바이어는 "예전 같으면 산지의 담당자들과 하루에 한 통화 정도 했는데, 요즘은 대여섯 통화도 모자랄 지경"이라며 "물량이 제대로 확보됐는지 항상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9월 들어서는 볕이 좋은 날이 많았다"면서 "추석 때를 제외하고는 날씨가 괜찮은 편이어서 10월 중순을 넘어서면 물량공급이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는 강원도에서만 배추가 재배되지만 날씨가 점점 서늘해지면서 산지가 확대되면 배추가격이 서서히 안정될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올해 배추가격이 김장철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고, 가격도 지난해보다 50%에서 100% 가까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바이어는 "올해 날씨가 워낙 문제가 심해서 지금 현재로서는 가격이 콘트롤이 안 된다"면서 "김장을 보통 11월 중순에서부터 12월 초까지 하는데 열흘 정도 늦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이달 초 중국 산둥성 지역 배추 5만 포기를 확보, 시중에 판매할 계획이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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